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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가 근력운동을 하면 느려질까 — 고중량 저항운동과 러닝 이코노미

마라톤은 가벼울수록 유리하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바벨 앞에 서면 근육이 붙어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먼저 옵니다. 24편을 모은 문헌고찰과 그 뒤에 나온 메타분석들을 따라가 보면 체중은 그대로였고 같은 속도에 드는 에너지가 줄어 있었습니다. 다만 아무 웨이트나 같은 결과를 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글쓴이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주제
러너의 고중량 저항운동과 러닝 이코노미
발행일
2026년 9월 2일

근육이 붙으면 몸이 무거워져 느려질까요

웨이트를 더한 러너들의 체중과 체성분은 그대로였습니다. 달라진 쪽은 같은 속도에 드는 에너지였습니다.

Blagrove 연구팀이 2018년 Sports Medicine에 실은 체계적 문헌고찰이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답합니다. 달리기 경력이 6개월을 넘긴 중·장거리 러너에게 4주 이상 근력운동을 시키고, 달리기 훈련만 한 대조군을 함께 둔 연구로 24편을 추렸습니다. 철인3종과 듀애슬론 선수를 다룬 연구도 일부 들어 있습니다 [1].

여기서 말하는 근력운동의 범위부터 짚어야 합니다. 고중량 저항운동, 폭발적으로 힘을 쓰는 저항운동, 점프 위주의 플라이오메트릭입니다. 코어 서킷이나 밴드·맨몸 보강운동을 검증한 리뷰는 아닙니다 [1].

러닝 이코노미는 24편 가운데 20편에서 쟀습니다. 개선을 보고한 연구들이 적어 낸 폭은 2~8%였습니다 [1]. 전체를 합쳐 낸 하나의 효과 크기는 아니고, 좋아지지 않은 연구도 섞여 있습니다.

러닝 이코노미가 좋아졌다는 말은 같은 속도로 달릴 때 산소와 에너지가 덜 든다는 뜻입니다. 1.5~10km 타임트라이얼과 짧은 스프린트에서도 개선을 보고한 연구가 더 많았습니다 [1].

엔진 크기에 해당하는 최대산소섭취량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vVO₂max와 혈중 젖산 지표도 그대로였습니다. 걱정의 대상이던 체중과 체성분도 같았습니다 [1]. 집단 평균이니 근력운동을 한 사람은 아무도 체중이 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곤란합니다. 그래도 바벨 앞에서 망설이게 만드는 그 걱정과는 결과가 반대쪽을 가리킵니다.

근력운동 효과 요약 카드. 좋아진 것은 러닝 이코노미 28%, 1.510km 타임트라이얼 기록, 스프린트·무산소 능력. 달라지지 않은 것은 체중·체성분, 최대산소섭취량, vVO2max를 포함한 젖산 관련 지표 근력운동을 더한 뒤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 Blagrove 등(2018) Sports Medicine의 서술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한 요약 카드이며, 모든 연구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닙니다.

아무 웨이트나 같은 결과를 낼까요

드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갈렸습니다.

2024년 메타분석은 프로그램을 방식별로 쪼개서 러닝 이코노미를 봤습니다. 고중량 저항운동에서는 작은 크기의 개선, 고중량과 폭발적 동작과 점프를 한 프로그램에 함께 담은 구성에서는 중간 크기의 개선이 확인됐습니다. 플라이오메트릭 단독은 시속 12km 이하에서만 작은 효과를 냈고, 중간 무게를 여러 번 드는 방식과 버티는 등척성 운동은 대조군과 차이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2].

여기서 말하는 혼합은 종목을 번갈아 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체육관 안의 한 프로그램에 무거운 것과 빠른 것과 뛰는 것을 같이 담았다는 뜻입니다.

어떤 방식이 러닝 이코노미를 개선했나. 여러 방식을 섞은 훈련은 중간 크기 개선, 고중량 저항운동은 작은 개선, 플라이오메트릭은 시속 12km 이하에서 작은 개선, 중간 무게 여러 번 반복과 등척성 운동은 대조군보다 뚜렷하지 않음 2024년 메타분석의 방식별 결과. Llanos-Lagos 등(2024) Sports Medicine의 서술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한 요약 카드입니다.

훈련 수준이 높은 러너만 따로 모은 분석에서도, 저항운동 위에 점프나 스프린트를 얹은 구성이 러닝 이코노미를 끌어올렸습니다 [4]. 다섯 편 93명으로 꾸린 작은 분석이라 효과 크기 숫자보다 방향만 읽는 편이 낫겠습니다.

플라이오메트릭 단독 성적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성적이 좋았던 혼합 프로그램 안에는 늘 들어 있었죠. 저는 점프 운동을 먼저 세우기보다 고중량 옆에 붙여 두는 보조 종목으로 봅니다.

얼마나 무겁게, 얼마나 오래 들어야 할까요

1회 최대 무게의 90% 언저리로, 적어도 10주는 갑니다.

2022년 메타분석은 고중량 저항운동과 플라이오메트릭을 22편에서 직접 견줬습니다. 러닝 이코노미의 효과 크기는 고중량이 −0.32, 플라이오메트릭 단독이 −0.13이었고 뒤쪽의 신뢰구간은 0을 걸쳤습니다. 타임트라이얼 항목에서도 순서는 같았습니다 [3].

고중량 저항운동과 플라이오메트릭의 효과 크기 비교 막대 그림. 러닝 이코노미는 고중량 -0.32, 플라이오메트릭 -0.13. 타임트라이얼은 고중량 -0.24, 플라이오메트릭 -0.17 막대가 길수록 개선 폭이 큽니다. Eihara 등(2022) Sports Medicine - Open의 수치로 직접 작성한 그림입니다.

고중량 안에서도 무게가 결과를 갈랐습니다. 1RM의 90% 이상으로 훈련한 연구가 −0.31, 90% 미만이 −0.17이었습니다 [3]. 열다섯 번 반복할 수 있는 무게로 세 세트를 채우는 일과 서너 번이 한계인 무게를 드는 일은 이름만 같은 운동인 셈입니다.

기간도 그렇습니다. 1014주 프로그램이 −0.45, 68주가 −0.21이었습니다 [3]. 6주 해 보고 기록이 그대로라며 접기에는 이릅니다.

처음부터 90%로 들라는 말로 읽으시면 곤란합니다. 가벼운 무게에서 자세가 자리를 잡은 다음에 올리는 순서입니다.

무거운 무게가 달리기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요

결과는 나와 있는데 이유는 아직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힘줄의 강성이 올라가고 신경근 동원이 달라져서 착지하는 짧은 순간에 힘을 더 효율적으로 쓴다는 설명이 가장 자주 나옵니다. 기전 쪽 연구를 따로 모은 2020년 리뷰는 기록과 러닝 이코노미의 개선까지는 확인했지만, 몸의 어떤 변화가 그 결과를 만들었는지는 하나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5].

효과가 있다는 것과 왜 있는지를 아는 것은 다른 층의 질문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처방은 이미 손에 있고, 설명은 연구가 따라오는 중이라고.

근력운동이 부상까지 막아 줄까요

질문이 다르고, 근거를 가져오는 자리도 다릅니다.

2014년 메타분석은 여러 종목 2만 6천여 명의 무작위대조시험 25편을 합쳤습니다. 근력운동을 한 쪽에서 부상은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과사용 부상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값은 근력운동만 떼어 낸 수치는 아닙니다. 운동 프로그램 전체를 묶어 계산한 결과입니다. 스트레칭 쪽에서는 같은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6]. 스포츠 전반을 합산한 결과여서 달리기에만 그 숫자를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이 연구들이 답하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대상도 방법도 한정돼 있습니다.

2018년 리뷰가 끌어모은 연구들은 PEDro 척도에서 10점 만점에 4~6점을 받았습니다. 표본이 작았고 운동 방식과 기간도 제각각이었습니다. 달리기 훈련량 쪽은 근력운동만큼 촘촘히 관리되지 않은 연구가 많았고요 [1].

참가자는 이미 반년 넘게 달리던 사람들입니다. 여성 러너와 청소년, 마스터스를 따로 떼어 본 연구는 드물었습니다 [1].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했거나 지금 어딘가 아픈 사람에게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이 리뷰로 답할 수 없습니다.

배치 문제도 남습니다. 대부분은 하던 달리기에 웨이트를 얹었지만, 달리기의 일부를 근력운동으로 바꾼 연구도 있었습니다 [1]. 주행거리를 그대로 둔 채 운동을 계속 더해도 된다는 허가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주 2~3회, 하체 큰 운동 두세 개, 최소 10주.

종목은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계열이면 충분합니다. 웨이트가 처음이라면 첫 두어 주는 맨몸이나 가벼운 무게로 자세만 익힙니다. 무게는 그다음입니다. 몇 번 들면 한계가 오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러너의 웨이트 요약 카드. 종목은 스쿼트·데드리프트 또는 한 다리 버전 두세 개, 무게는 최대 무게의 90% 안팎, 기간은 주 2~3회 10주 이상, 붓거나 아픈 관절로 점프 운동을 서두르지 않기 위 세 논문의 결과를 실행 항목으로 옮긴 요약 카드입니다. 직접 작성했습니다.

한 다리로 하는 종목도 함께 넣어 두었습니다.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와 싱글레그 데드리프트. 한쪽 다리 위에서 골반을 붙잡아야 한다는 점이 달리는 동작과 닮아서 손이 갑니다.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와 싱글레그 데드리프트 동작 도해. 왼쪽은 뒷발을 벤치에 올리고 앞다리를 굽히는 자세, 오른쪽은 한 다리로 서서 반대쪽 다리를 뒤로 뻗으며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 한 다리 운동 두 가지. AI로 제작한 동작 설명도이며 실제 촬영이나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해부도나 개인별 운동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운동화는 아침마다 챙기면서 웨이트는 자꾸 다음 주로 밀립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무거워질까 봐 미룰 이유 하나는 이제 없어졌다는 정도가 지금 제가 붙잡고 있는 근거입니다.

통증이 생기면

붓거나 아픈 무릎으로 점프 운동부터 해도 되는지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플라이오메트릭을 뒤로 미루고 통증이 어디서 오는지부터 봅니다. 계단이나 내리막에서 무릎 앞쪽이 아프다면 러너 무릎(슬개대퇴통증)을, 무릎 바깥쪽을 따라 아프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을, 무릎 아래 힘줄을 누르면 아프다면 슬개건병증을 먼저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러너가 근력운동을 하면 몸이 무거워져 느려지나요

24편을 모은 2018년 문헌고찰에서 근력운동을 더한 러너들의 체중과 체성분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러닝 이코노미와 타임트라이얼 기록은 좋아졌다고 보고한 연구가 더 많았고, 최대산소섭취량은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집단 평균이라 개인차까지 없앤 결과는 아닙니다.

러너의 근력운동은 얼마나 무거운 무게로 해야 하나요

고중량과 플라이오메트릭을 견준 2022년 메타분석에서 1회 최대 무게의 90% 이상으로 훈련한 쪽이 90% 미만보다 러닝 이코노미 효과 크기가 컸습니다. 방식별로 나눠 본 2024년 메타분석에서는 중간 무게를 여러 번 드는 방식과 버티는 등척성 운동이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무게를 올리는 것은 자세가 안정된 다음 순서입니다.

러너 근력운동은 몇 주나 해야 효과가 나오나요

같은 메타분석에서 10~14주 프로그램의 효과 크기가 6~8주의 두 배가량이었습니다. 주 2~3회로 10주 이상을 한 묶음으로 잡고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6주 만에 기록이 그대로라고 접기에는 이릅니다.

러너가 플라이오메트릭 점프 운동만 해도 되나요

점프 단독 프로그램의 러닝 이코노미 개선은 작았고, 2024년 메타분석에서는 시속 12km 이하 구간에서만 확인됐습니다. 성적이 좋았던 쪽은 고중량 저항운동에 폭발적 동작과 점프를 함께 담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무릎이나 발목이 붓거나 아픈 상태라면 점프부터 시작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1. [1]Blagrove RC, Howatson G, Hayes PR. Effects of Strength Training on the Physiological Determinants of Middle- and Long-Distance Running Performance: A Systematic Review. Sports Medicine. 2018;48(5):1117-1149. doi:10.1007/s40279-017-0835-7 PMID: 29249083. https://pubmed.ncbi.nlm.nih.gov/29249083/
  2. [2]Llanos-Lagos C, Ramirez-Campillo R, Moran J, Sáez de Villarreal E. Effect of Strength Training Programs in Middle- and Long-Distance Runners' Economy at Different Running Speeds: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2024;54(4):895-932. doi:10.1007/s40279-023-01978-y PMID: 38165636. https://pubmed.ncbi.nlm.nih.gov/38165636/
  3. [3]Eihara Y, Takao K, Sugiyama T, Maeo S, Terada M, Kanehisa H, Isaka T. Heavy Resistance Training Versus Plyometric Training for Improving Running Economy and Running Time Trial Performanc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 Open. 2022;8(1):138. doi:10.1186/s40798-022-00511-1 PMID: 36370207. https://pubmed.ncbi.nlm.nih.gov/36370207/
  4. [4]Balsalobre-Fernández C, Santos-Concejero J, Grivas GV. Effects of Strength Training on Running Economy in Highly Trained Runners: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of Controlled Trials.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2016;30(8):2361-2368. doi:10.1519/JSC.0000000000001316 PMID: 26694507. https://pubmed.ncbi.nlm.nih.gov/26694507/
  5. [5]Trowell D, Vicenzino B, Saunders N, Fox A, Bonacci J. Effect of Strength Training on Biomechanical and Neuromuscular Variables in Distance Runner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2020;50(1):133-150. doi:10.1007/s40279-019-01184-9 PMID: 31541409. https://pubmed.ncbi.nlm.nih.gov/31541409/
  6. [6]Lauersen JB, Bertelsen DM, Andersen LB. The effectiveness of exercise interventions to prevent sports injuri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4;48(11):871-877. doi:10.1136/bjsports-2013-092538 PMID: 24100287. https://pubmed.ncbi.nlm.nih.gov/24100287/

이 글은 러닝 훈련과 과학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개인별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있다면 진료 상담을 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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