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과학
후방 X사슬과 러닝 — 팔과 반대쪽 엉덩이는 어떻게 함께 움직일까
후경골근건염 글을 마무리한 뒤로 달릴 때 허벅지 뒤쪽을 자꾸 의식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엉덩이와 반대쪽 팔이 어떻게 같이 움직이는지가 궁금해졌고, 허벅지 하나 신경 쓰려던 게 팔까지 왔습니다. 등 한쪽과 반대쪽 엉덩이가 허리의 근막을 통해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운동 쪽에서 후방 X사슬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닙니다. 어디까지가 해부학이고, 어디부터가 달리기에 대한 기대인지 나눠 보려 합니다.
- 글쓴이
-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 주제
- 광배근–흉요근막–반대쪽 대둔근으로 이어지는 후방 사슬과 러닝 동작
- 발행일
- 2026년 9월 16일
후방 X사슬은 어디와 어디를 잇는 이름일까요
후방 X사슬은 등 한쪽의 광배근과 반대쪽 엉덩이의 대둔근이 허리의 근막을 통해 이어진 관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광배근은 겨드랑이 뒤쪽에서 등 아래까지 넓게 깔린 근육입니다. 팔을 몸 쪽으로 끌어당기는 일에 동원됩니다. 엉덩이에서 가장 큰 근육이 대둔근이고요. 그 사이 허리에는 흉요근막이라는 여러 겹의 질긴 결합조직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1].
오른쪽 등에서 이 조직을 건너 왼쪽 엉덩이로, 왼쪽 등에서는 오른쪽 엉덩이로. 뒤에서 선을 그으면 X가 됩니다. 운동 쪽에서는 후방 사선 슬링(posterior oblique sling)이라는 이름으로도 돕니다.
몸 안에 X자 끈이 따로 들어 있지는 않습니다. 여러 방향으로 겹쳐 있는 근육과 근막 가운데 대각선 연결만 골라 이름을 붙인 겁니다 [1] [2].
같은 색의 등과 반대쪽 엉덩이를 따라가면 X가 보입니다. Gray's Anatomy(1918) Fig. 1211 퍼블릭 도메인 도판에 색·점선·한글을 얹었습니다. 색은 표면에 비춘 대략적인 위치이며 근육을 노출한 해부도가 아닙니다.
등에 준 힘이 반대쪽 엉덩이까지 갈까요
해부 표본에서도, 살아 있는 사람에서도 광배근 쪽 장력이 반대쪽 고관절에 가 닿는다는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천의 대각선 두 귀퉁이를 잡고 당긴다고 생각해 보세요. 손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까지 팽팽해집니다. 허리에서는 광배근의 납작한 힘줄 조직이 근막에 합류하고, 아래쪽에서는 골반 뒤 조직과 대둔근의 연결이 만납니다 [2] [3]. 근막 사슬을 따라 힘이 건너간 실험들을 모은 리뷰도 있습니다 [4].
2024년에는 러너와 앉아 지내는 사람을 합쳐 54명을 비교했습니다. 광배근을 수축시키자 허리는 눌렀을 때 더 뻣뻣해졌고, 반대쪽 고관절을 수동으로 돌릴 때 걸리는 저항도 커졌습니다. 두 집단 모두에서요 [5]. 러너 쪽 허리가 더 뻣뻣하긴 했는데, 고관절까지 건너간 몫은 두 집단이 비슷했습니다 [5].
등에 힘을 주는 일이 등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정도까지는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곧바로 팔을 세게 당기면 빨라진다는 데까지 건너가지는 못합니다. 그 실험이 잰 값은 허리와 고관절의 반응이었고, 달리기 기록은 애초에 측정 항목에 없었습니다.
한 발로 받치는 동안 몸은 무엇을 할까요
등과 반대쪽 엉덩이의 연결을 러닝에서 떠올릴 자리는 한 발이 땅에 놓여 있는 그 짧은 순간입니다.
오른발이 지면에 얹혀 있는 동안 왼다리는 다음 걸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상체가 앞으로 계속 접혀 버리면 걸음을 잇기 어렵겠지요. 대둔근은 고관절을 펴면서 동시에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는 것을 붙잡는 역할을 합니다 [6]. 이 일을 등과 엉덩이 둘이 다 맡지도 않습니다. 엉덩이 옆 근육, 몸통, 허벅지 앞쪽, 종아리가 같이 붙습니다 [7].
한 발 지지 순간의 과제. AI 제작 동작 설명도이며, 해부도나 개인별 운동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달릴 때 몸통을 꼼짝 못 하게 묶어 둘 이유는 없습니다. 한 발로 받치는 동안에도 골반과 가슴은 계속 움직입니다. 평소 운동에서 따로 떼어 연습할 만한 것은 한 발 위에서 팔다리를 움직이는 과제 쪽입니다.
팔은 얼마나 흔들어야 할까요
팔치기는 다리가 만든 회전을 상쇄하는 쪽에 가깝고, 더 세게 당기라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다리가 앞뒤로 움직이는 자리는 몸의 중심선에서 왼쪽·오른쪽으로 비껴 있습니다. 그래서 다리를 안팎으로 비틀지 않아도 수직축을 도는 회전이 생깁니다. 반대 패턴으로 나가는 팔이 그 몫의 일부를 받아 냅니다. 2014년 실험에서 팔을 못 흔들게 묶었더니 어깨와 골반이 오히려 더 크게 돌아갔습니다 [8]. 팔을 막았을 때 에너지 소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갈립니다 [8] [9].
다리의 앞뒤 움직임과 골반의 회전은 서로 다른 관찰 방향입니다. AI 제작 동작 설명도이며, 해부도나 개인별 운동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2025년에 나온 근골격계 컴퓨터 모형에서는, 팔을 능동적으로 흔드는 조건이 그냥 매달아 두거나 묶어 둔 조건에 비해 상체 회전을 다스리는 면과 에너지 효율 양쪽에서 나았습니다 [10]. 사람에게 팔꿈치를 더 세게 당기도록 훈련시킨 연구는 아닙니다. 주니어 엘리트 86명을 잰 2023년 자료에서는 상체 회전이 큰 쪽의 에너지 비용이 조금 낮은, 약한 관계가 남았습니다 [11]. 회전이 눈에 띈다고 비효율적인 폼이라 부를 수는 없다는 정도로 읽습니다. 회전을 일부러 키우라는 결과도 아니고요. 위아래 몸통이 늘 정확히 반대로 도는 것도 아닙니다. 28명의 달리기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수평면에서 골반의 움직임이 가슴보다 살짝 늦게 따라왔습니다 [12].
한쪽 사슬이 수축하면서 반대쪽 다리를 채찍처럼 튕겨 낸다는 설명은 어떨까요. 트레드밀 전력질주의 에너지 흐름을 본 오래된 분석에서, 한쪽 다리를 회수하는 후반에 줄어든 에너지가 골반을 거쳐 반대쪽 다리의 회수 초반으로 넘어갔습니다 [13]. 근막이 늘어났다 되돌아오는 경로를 잰 연구는 아닙니다. 채찍이라는 말은 움직임이 연달아 이어진다는 데까지만 쓰는 편이 맞겠습니다. 다리를 몸 앞으로 가져오는 일과 몸 전체를 앞으로 보내는 일도 다릅니다. 뒤쪽은 땅을 디딜 때 받는 지면반력의 몫이 큽니다 [7].
원고를 붙들고 있던 중에 나고야 여자마라톤 우승 장면을 보게 됐습니다. 팔을 아주 낮게 두고 달리더군요. 저렇게 달리는 사람이 있는데 팔치기를 따로 의식하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습니다. 물론 낮게 두는 것과 쓰지 않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장면이 건드린 쪽은 팔치기의 역할보다 제 머릿속에 있던 '좋은 팔치기의 모양'이었습니다.
편한 조깅에서 점검할 것은 하나뿐입니다. 어깨가 자꾸 올라붙는지, 주먹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그렇다면 손과 어깨의 긴장만 덜어 내고 원래 리듬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골반을 일부러 비틀거나 팔꿈치를 강하게 당기는 것을 목표로 세울 이유는 없습니다.
버드독은 달리기를 좋아지게 할까요
동작을 익히는 데는 쓸모가 있고, 달리기가 좋아진다는 근거까지는 아직 없습니다.
미국정형외과학회는 기본 버드독을 척추 주변과 엉덩이를 위한 운동 가운데 하나로 안내합니다 [14]. 네발기기 자세에서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천천히 내미는 동작입니다. 여기서 볼 것은 높이가 아닙니다. 내미는 동안 허리가 꺾이지 않는지, 골반이 한쪽으로 돌아가지 않는지를 확인합니다. 흐트러진다면 범위를 줄이면 그만입니다.
반포 클래스 준비운동에서 싱글레그 데드리프트 자세의 버드독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발로 선 채 상체를 숙이고 반대편 팔다리를 내미는 동작. 첫날은 뒤뚱거리다 끝났습니다. 몇 주 지나니 흔들림이 줄더군요.
바닥에서 하는 기본 동작과 한 발로 받치는 변형. AI 제작 동작 설명도이며, 해부도나 개인별 운동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서서 하는 버드독을 근전도와 힘판으로 분석한 2023년 연구가 있습니다. 동적으로 할 때 대둔근·다열근·요추 기립근·중둔근의 활성이 정적일 때보다 높았고, 한 발 균형에 걸리는 부담도 컸습니다 [15]. 정작 광배근은 전극을 붙이지 않았고, 오래 연습한 뒤에 달리기가 달라지는지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6주짜리 운동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2025년에 활동적인 젊은 남성 60명을 나눠 주 2회씩 브리지와 버드독을 시켰는데, 대조군보다 몸통 기능이나 전신 균형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16]. 제가 해 본 서서 하는 변형을 시험한 것도, 러닝 기록이나 부상을 잰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 결과 하나로 버드독 무용론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부상 쪽은 다른 자료를 봐야 합니다. 초보 러너 325명을 24주 따라간 2024년 시험에서, 물리치료사 지도로 엉덩이·몸통 운동을 한 집단은 정적 스트레칭만 한 집단보다 달리기와 관련된 하지 부상이 적었습니다 [17]. 여러 운동을 묶어 꾸준히 한 결과입니다. 버드독 하나가, 또는 후방 X사슬만 골라 훈련한 것이 부상을 줄였다는 뜻으로는 읽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근력운동은 따로 챙겨야 할까요
동작을 익히는 연습과 부하를 올리는 근력훈련은 다른 과제이고, 러닝 이코노미 쪽 근거는 뒤에 붙어 있습니다.
2024년 메타분석에서는 고중량 훈련이나 여러 방식을 섞은 근력훈련이 러닝 이코노미를 개선했습니다 [18]. 2025년에는 훈련된 남성 러너가 최대근력 운동과 점프 훈련을 10주 더한 뒤, 90분을 달린 끝의 경제성과 이어서 실시한 고강도 검사에서 나아진 결과가 나왔습니다 [19].
버드독·브리지·로우 몇 가지를 묶으면 같은 결과가 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균형 잡는 동작에서 멈추지 말고 무게를 다루는 쪽까지 가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오늘 처음 운동하는 사람이 바벨과 점프부터 시작하라는 말은 물론 아니고요. 출발점은 이 정도로 잡습니다.
- 브리지 —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었다가 천천히 내려놓습니다. 허리를 젖혀 가며 높이 올리려 들지 않습니다 [14].
- 데드리프트 — 두 발로 서서 무릎을 살짝 굽히고, 엉덩이를 뒤로 보내며 숙였다가 일어섭니다. 무게 없이 동작부터 익히고, 자세가 유지되는 가벼운 무게를 더합니다.
- 로우 — 밴드를 단단히 고정한 뒤 팔꿈치를 몸 옆으로 끌어당겼다가 천천히 되돌립니다. 상체를 뒤로 젖혀 반동을 쓰지 않습니다.
같은 자세를 지킬 수 있으면 반복이나 저항을 조금씩 올립니다. 무게를 더했더니 자세가 무너지면 도로 줄이고요. 등과 반대편 엉덩이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다음 조깅에서 그 사이 근육을 하나씩 켜 보라는 주문은 아닙니다. 달릴 때는 편한 리듬을 찾고, 운동할 때는 지금 되는 동작부터 익혀 부하를 늘리는 쪽. 연습 동작이 좋아졌는지와 달리기가 달라졌는지는 각각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통증이 생기면
허리나 엉덩이가 아픈 채로 한 발 운동을 밀어붙이지는 마세요. 앉아 있을 때 엉덩이 아래쪽이 아프고 언덕이나 스피드 훈련에서 심해진다면 근위 햄스트링 건병증을, 옆으로 누울 때 엉덩이 바깥쪽이 아프다면 둔근 건병증을 먼저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달릴 때 통증이 이어지거나,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느낌까지 있다면 폼 연습으로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광화문·종로에서 뛰다가 통증이 생기신 분들은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에게 원인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후방 X사슬이 무엇인가요
후방 X사슬은 등 한쪽의 광배근이 허리의 흉요근막을 건너 반대쪽 엉덩이의 대둔근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후방 사선 슬링이라고도 합니다. 몸 안에 X자 모양의 끈이 따로 들어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방향으로 겹쳐 있는 근육과 근막 가운데 대각선 연결만 골라 설명한 이름입니다.
달릴 때 팔을 세게 당기면 반대쪽 다리가 더 잘 나가나요
러너가 팔을 세게 당겨서 반대쪽 다리의 추진력이 늘어난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광배근을 수축시키면 반대쪽 고관절의 수동적 저항이 커진다는 실험은 있지만, 그 연구들은 달리기 속도나 기록을 재지 않았습니다. 팔치기는 다리가 만든 회전을 상쇄하는 쪽에 가깝고, 몸을 앞으로 보내는 힘은 땅을 디딜 때 받는 지면반력에서 나옵니다.
버드독을 하면 달리기가 빨라지나요
버드독을 한 러너가 더 빨라졌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활동적인 젊은 남성 60명이 주 2회씩 6주 동안 브리지와 버드독을 한 시험에서 대조군보다 몸통 기능이나 전신 균형이 나아지지 않았고, 이 연구는 달리기 기록이나 부상을 재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엉덩이와 몸통 운동을 여러 가지 묶어 24주 동안 실시한 초보 러너에서 부상이 적었다는 시험은 따로 있어서, 동작 연습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서 하는 버드독은 어느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건가요
서서 하는 버드독에서는 팔다리를 얼마나 높이 드는지보다 지지하는 쪽이 기준입니다. 같은 범위에서 덜 흔들리고, 골반이 옆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다른 발을 급히 디디지 않고 천천히 돌아올 수 있으면 됩니다. 다만 지지하는 발목이나 허벅지 뒤쪽에 통증이 생기면 그날은 멈추고, 벽이나 의자를 짚는 단계로 돌아가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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