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과학
뒤꿈치로 닿으면 안 되나요 — 착지 방식을 다룬 논문 세 편
달리기를 조금 하다 보면 뒤꿈치로 닿지 말라는 조언을 반드시 듣게 됩니다. 저도 한동안 신경을 썼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은 것인지, 낫다면 무엇이 나은 것인지는 한 번도 따져 본 적이 없었습니다. 메타분석 두 편과 실험 연구 한 편을 나란히 놓고 읽어 봤습니다. 착지 방식이 몸에 무엇을 바꾸는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닿는지, 그리고 발이 몸의 어디에 떨어지는지 세 가지입니다.
- 글쓴이
-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 주제
- 착지 부위와 착지 위치라는 두 축으로 읽는 러닝 폼
- 발행일
- 2026년 9월 2일
앞발로 닿으면 무릎은 어떻게 될까요
앞발로 닿으면 무릎 쪽에 걸리는 부하가 줄어듭니다. 2021년 Sports Health에 실린 Xu 등의 메타분석이 앞발 착지와 뒤꿈치 착지를 비교한 연구들을 모아 그렇게 보고했습니다 [1].
용어부터 하나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러너들끼리는 미드풋이라는 말을 훨씬 자주 씁니다. 연구는 대개 양 끝, 그러니까 앞발(포어풋)과 뒤꿈치(리어풋)를 놓고 비교합니다. 미드풋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으니 아래 숫자는 두 극단의 차이로 읽어 주세요.
줄어든 항목은 이렇습니다. 착지 순간의 충격력, 그 힘이 걸리는 속도, 무릎을 펴는 방향으로 걸리는 모멘트, 무릎이 버티며 하는 일. 무릎뼈 뒤쪽에 걸리는 압력도 낮아졌습니다 [1].
차이의 크기도 어중간하지 않습니다. 충격력 쪽 표준화 효과 크기가 −1.8쯤 됩니다 [1]. 이 대목까지 읽고 나면 마음이 앞발 쪽으로 기웁니다.
앞발 착지로 바꿨을 때 줄어드는 것과 늘어나는 것. Xu 등(2021) Sports Health의 결과를 옮겨 직접 만든 수치 카드입니다.
그럼 늘어나는 쪽은 어디일까요
같은 분석에서 발목 쪽 숫자는 반대로 커졌습니다.
발목에서는 세 가지가 함께 올라갔습니다. 발바닥 쪽으로 미는 모멘트, 발목이 버티며 하는 일과 흡수하는 일, 그리고 아킬레스힘줄에 실리는 부하입니다. 흡수하는 일 쪽은 표준화 크기가 +2.6에 이릅니다 [1].
무릎이 덜 쓰는 만큼 발목이 더 씁니다. 어느 쪽도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남는 질문은 어디를 아껴 쓸 것이냐로 바뀝니다. 무릎이 반복해서 말썽인 사람과 아킬레스가 반복해서 말썽인 사람에게 같은 처방이 나올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이 맞바꿈을 뒤집어 보면 점검 순서가 생깁니다. 무릎 앞쪽이 반복해서 아프다면 착지 방식 하나만 볼 일이 아니고 보폭과 케이던스, 최근 훈련량을 한자리에 놓고 봅니다. 종아리와 아킬레스가 자꾸 뻐근한 경우라면 요즘 들어 착지를 앞으로 옮긴 적이 있는지, 앞발 부담을 키울 만한 다른 변화가 있었는지 먼저 떠올려 보시고요. 통증 위치만으로 착지 방식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순서는 늘 훈련량과 회복이 먼저입니다.
실제로는 몇 퍼센트가 뒤꿈치로 닿을까요
열에 여덟은 뒤꿈치로 닿습니다. 거리가 길어지면 그 비율이 더 올라갑니다. Bovalino와 Kingsley가 2021년에 낸 메타분석이 실제 대회와 야외 러닝에서 착지를 관찰한 연구 12편을 모아 정리한 결과입니다 [2].
레이스 초반의 뒤꿈치 착지 비율은 79%였습니다. 거리가 길어지면 86%가 됩니다 [2].
달리는 도중에 착지가 바뀐 사람은 11%였습니다. 그중 84%는 앞발·미드풋으로 출발했다가 뒤꿈치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2]. 뒤꿈치에서 앞쪽으로 옮겨 간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종아리와 아킬레스가 지치면서 일감이 무릎으로 넘어간다는 해석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아직은 가설입니다. 논문이 후보로 든 설명은 피로와 속도 변화와 경험 차이 셋이었고, 어느 쪽인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2].
장거리 러너 중 뒤꿈치로 먼저 닿는 비율. Bovalino와 Kingsley(2021) Sports Medicine - Open의 수치를 옮겨 직접 만든 그림입니다.
착지 방식이 기록을 가르나요
비뒤꿈치 착지 쪽으로 기운 결과이긴 합니다. 절반 가까이는 차이를 찾지 못했습니다.
같은 논문이 기록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5편은 비뒤꿈치 착지 쪽 기록이 좋았다고 했고, 1편은 여성에게서만 그랬다고 했으며, 4편은 차이를 찾지 못했습니다. 뒤꿈치 쪽 손을 들어 준 연구는 없었습니다 [2].
읽는 방향에 따라 갈리는 자료입니다. 게다가 관찰 연구입니다. 빠른 사람이 비뒤꿈치로 닿는 것인지, 그렇게 닿아서 빨라진 것인지를 여기서 가려낼 방법은 없습니다.
발이 몸의 어디에 떨어지는지도 봐야 할까요
발끝만 보다가 놓치기 쉬운 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발의 어느 부분으로 닿느냐와 별개로, 몸을 기준으로 발이 어디에 떨어지느냐입니다.
무릎을 편 채로 엉덩이보다 한참 앞에 발이 떨어지면 착지가 매번 브레이크 노릇을 합니다. 오버스트라이드입니다. Lieberman 등의 실험에서는 착지 지점이 엉덩이에서 앞으로 멀어질수록 제동력이 커졌습니다 [3]. 같은 실험에서 한쪽 다리 기준 스트라이드 빈도를 분당 5회 올리니 착지점이 몸 쪽으로 약 6% 당겨졌습니다. 가민처럼 양발을 세는 케이던스 단위로 옮기면 10spm쯤 되는 변화입니다 [3].
겨냥할 것은 앞으로 멀리 내딛는 정도를 줄이는 쪽입니다. 무게중심 바로 아래에 발을 꽂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정강이가 닿는 순간 얼마나 서 있는지를 눈대중 삼으시면 됩니다.
두 축은 따로 움직입니다. 앞발로 닿는 사람이 몸에서 한참 떨어진 곳을 디딜 수 있고, 뒤꿈치로 닿는 사람이 몸 바로 앞을 디딜 수도 있습니다.
착지 부위와는 별개의 축입니다. 앞으로 멀리 내딛을수록 제동이 커집니다. AI 제작 동작 설명도이며, 실제 촬영이나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해부도나 개인별 운동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착지점을 몸 쪽으로 당기는 방법과 다리 되당기기(leg retraction) 연습은 케이던스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착지 직전에 다리를 뒤로 돌려 주면 발이 몸 가까이에서 닿습니다. AI 제작 동작 설명도이며, 실제 촬영이나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해부도나 개인별 운동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착지를 바꿔야 할까요
지금 뒤꿈치로 닿고 있고 아픈 데가 없다면, 이 논문들 안에는 고칠 이유가 없습니다. 열 중 여덟은 그렇게 달리고 있고 거리가 길어질수록 더 그렇습니다 [2].
바꿀 이유를 따져 볼 자리는 아픈 데가 있을 때입니다. 무릎 앞쪽이 반복해서 아픈 러너라면 순서가 있습니다. 케이던스를 조금 올려 보폭을 줄이는 쪽을 먼저 해 보고, 그래도 남으면 보행 재훈련 안에서 착지 연습을 다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착지를 앞으로 옮기는 순간 종아리와 아킬레스의 일이 늘어납니다. 그 부위에 이력이 있는 분이라면 특히요.
바꾸기로 마음먹었더라도 속도는 늦춰야 합니다. 일을 넘겨받는 쪽이 준비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폼 교정 글에 적었듯, 폼을 바꾸는 개입은 역학을 확실히 바꿉니다. 통증과 부상을 줄인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내 착지는 어떻게 확인할까요
옆에서 한 번 찍어 보면 대개 답이 나옵니다.
저는 올해 봄에 러닝 분석을 받으면서 제 착지를 봤습니다. 화면에는 미드풋 착지가 찍혔습니다. 딱히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 없어 손대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고칠 이유가 없다는 이 글의 결론을 저한테도 똑같이 적용한 셈입니다.
올해 봄 러닝 분석에서 한 걸음을 세 프레임으로 끊어 봤습니다(시속 13km). 무게중심에 붉은 X를 찍고 수직으로 점선을 내렸으며, 주황색이 땅에 닿아 있는 발입니다. 분석 장비 화면에서 프레임을 골라 선과 표시를 직접 얹은 것입니다.
끊어 놓고 보니 앞 절에서 적은 내용이 화면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닿는 순간의 발은 수직선보다 앞쪽입니다. 그 발은 중간 지지기를 지나며 선 아래를 통과하고, 밀어내기 구간에서는 이미 선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한 걸음을 어디로 잘라 봐도 무게중심 바로 아래에 발을 꽂아 넣는 순간은 나오지 않습니다.
장비까지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트레드밀 옆에 휴대폰을 세워 두고 슬로모션으로 찍으면 확인하려던 두 가지는 충분히 보입니다. 발의 어느 부분이 먼저 닿는가, 그 발이 몸에서 얼마나 앞에 떨어지는가.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휴대폰을 세워 두고 찍어 본 화면입니다. 슬로모션으로 촬영해 착지 순간에 멈춰 놓으면 됩니다.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통증이 생기면
착지를 손보기 전에 통증의 정체부터 확인하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계단이나 내리막에서 무릎 앞쪽이 도드라지게 아프다면 러너 무릎(슬개대퇴통증)을, 뒤꿈치 위쪽 힘줄이 아침에 뻣뻣하고 달리면 뻐근하다면 아킬레스힘줄병증을 먼저 읽어 보시고, 달린 뒤 발목이나 무릎이 아플 때 어느 시점에 진료가 필요한지도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뒤꿈치 착지는 러닝 부상 위험을 높이나요
앞발 착지로 바꾸면 무릎 쪽 부하가 줄고 발목과 아킬레스힘줄 쪽 부하가 늘어난다는 것이 메타분석 결과입니다. 부담은 사라지지 않고 자리를 옮깁니다. 착지 방식 자체가 부상을 늘리거나 줄인다고 결론 내릴 만한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지금 아픈 데가 없다면 착지 방식만 놓고 고칠 이유는 없습니다.
러너 가운데 뒤꿈치로 착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실제 대회와 야외 러닝에서 착지를 관찰한 연구 12편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레이스 초반에 79퍼센트가 뒤꿈치로 먼저 닿았고 거리가 길어지면 그 비율이 86퍼센트로 올라갔습니다. 달리는 도중에 착지가 바뀐 사람은 11퍼센트였는데, 그중 84퍼센트는 앞발이나 미드풋에서 뒤꿈치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버스트라이드와 착지 방식은 같은 말인가요
서로 다른 축입니다. 착지 방식은 발의 어느 부분이 먼저 닿는지를 말하고, 오버스트라이드는 발이 몸을 기준으로 얼마나 앞에 떨어지는지를 말합니다. 앞발로 닿으면서 몸보다 한참 앞에 디딜 수도 있고, 뒤꿈치로 닿으면서 몸 가까이에 디딜 수도 있습니다. 실험 연구에서는 발이 엉덩이보다 앞에 닿을수록 뒤로 걸리는 제동력이 커졌습니다.
착지 방식을 바꾸면 기록이 좋아지나요
관찰 연구를 모은 결과에서 비뒤꿈치 착지가 유리했다는 보고가 다섯 편, 여성에게만 유리했다는 보고가 한 편, 차이가 없었다는 보고가 네 편이었고 뒤꿈치 착지가 유리했다는 보고는 없었습니다. 다만 관찰 연구라서 빠른 사람이 그렇게 닿는 것인지 그렇게 닿아서 빨라진 것인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습니다.
참고문헌
- [1]Xu Y, Yuan P, Wang R, Wang D, Liu J, Zhou H. Effects of Foot Strike Techniques on Running Biomechanic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Health. 2021;13(1):71-77. doi:10.1177/1941738120934715 PMID: 32813597. https://pubmed.ncbi.nlm.nih.gov/32813597/
- [2]Bovalino SP, Kingsley MIC. Foot Strike Patterns During Overground Distance Running: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 Open. 2021;7(1):82. doi:10.1186/s40798-021-00369-9 PMID: 34757569. https://pubmed.ncbi.nlm.nih.gov/34757569/
- [3]Lieberman DE, Warrener AG, Wang J, Castillo ER. Effects of stride frequency and foot position at landing on braking force, hip torque, impact peak force and the metabolic cost of running in humans.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15;218(21):3406-3414. doi:10.1242/jeb.125500 PMID: 26538175. https://pubmed.ncbi.nlm.nih.gov/26538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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