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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법

15km를 나눠 뛰면 무엇을 잃을까 — 하루 두 번 달리기의 손익

저녁에 15km가 잡혀 있으면 구성은 어렵지 않습니다. 조깅이면 조깅, 템포면 템포. 문제는 사정이 생겨 점심 7km와 저녁 8km로 쪼개야 하는 날입니다. 이렇게 쪼개 뛰면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 지구력 연구가 답을 어디까지 주는지 따라가 봤습니다. 잃는 항목은 하나뿐이었습니다. 하필 그 하나가 나눠서는 복제되지 않는 것이었고요.

글쓴이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주제
하루 두 번 달리기로 훈련량을 나눌 때의 손익과 롱런의 자리
발행일
2026년 9월 2일

15km를 한 번에 뛸 때 자극은 어디에 몰려 있을까

같은 15km라도 훈련 자극이 고르게 퍼져 있지 않습니다. 앞의 10km는 대체로 편한 구간입니다. 연료가 줄고 폼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 상태로 계속 달리는 마지막 몇 km, 거기서부터가 다릅니다.

이 구간을 어떻게 볼지는 지구력 생리학 쪽에서 정리가 진행 중입니다. 최대산소섭취량, 러닝 이코노미, 젖산 역치. 기록을 결정한다는 세 가지는 모두 출발선에서 잰 값입니다. 그런데 오래 달리는 동안 이 값들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무너집니다. 그 무너짐을 얼마나 버티는지를 네 번째 결정 요인으로 두자는 제안이 나와 있고, 생리적 회복탄력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1]. 마라톤 후반의 성패를 가르는 능력인데, 피로가 쌓인 상태로 달려야 단련됩니다.

훈련 이력으로 이걸 직접 비교한 연구가 2026년에 나왔습니다. 10km 기록이 39분대로 짝지어진 러너들을 두 무리로 갈랐습니다. 한쪽은 90분 이상짜리 롱런을 훈련에 정기적으로 넣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달리기가 전부 70분 안에 끝났습니다. 90분을 젖산역치 강도로 달리게 하자 롱런을 하는 무리는 러닝 이코노미가 3.1% 나빠지는 데 그쳤고, 롱런이 없는 무리는 6.0%가 나빠졌습니다 [2]. 달린 뒤의 다리 근력 저하도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2]. 내구성과 가장 강하게 이어져 있던 값은 주간 최장 달리기 거리였습니다 [2].

10km 기록이 39분대로 같은 두 그룹을 90분 역치주 뒤에 비교한 카드. 정기 롱런 그룹은 러닝 이코노미 악화 3.1퍼센트, 스쿼트 근력 저하 12.2퍼센트, 점프 파워 플러스 2.2퍼센트였고, 롱런 없는 그룹은 각각 6.0퍼센트, 19.4퍼센트, 마이너스 6.6퍼센트

기록이 같은 두 무리가 후반에서 갈렸습니다. 내구성과 가장 강한 상관을 보인 지표는 주간 최장 달리기 거리였습니다(r=−0.67). Zanini 등(2026)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의 수치로 직접 작성한 비교 카드입니다.

10km 기록만 놓고 보면 두 무리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갈린 곳은 후반이었습니다. 한 시점에 재서 비교한 연구라 인과를 못박기는 어렵습니다 [2]. 방향은 읽힙니다. 짧은 거리의 기록은 롱런이 없어도 나옵니다. 오래 달린 뒤에도 무너지지 않는 능력 쪽이 롱런과 붙어 있습니다.

그럼 나눠 뛰면 무엇이 사라질까

7km와 8km로 쪼개면 두 번 모두 그 후반 구간에 닿기 전에 끝납니다. 나눠 뛰기에서 잃는 것은 이것 하나인데, 하필 나눠서는 복제되지 않는 항목입니다.

한 번에 15km를 뛸 때와 7km 더하기 8km로 나눌 때를 비교한 막대 도식. 한 번에 뛰는 15km는 앞의 10km가 편한 구간이고 뒤쪽이 피로 상태 구간으로 표시돼 있으며, 나눈 쪽은 두 막대 모두 편한 구간에서 끝난다

쪼갠 두 세션은 주황색으로 표시한 피로 구간에 닿지 못합니다. 위 연구들의 서술을 바탕으로 직접 그린 개념도입니다.

여기서 규칙 하나가 따라 나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롱런만은 통으로 둡니다. 피로 구간을 확보하는 날이 주 하루면 충분하니까요. 그 하루만 지켜 놓으면 남은 볼륨 날은 쪼개도 별로 손해가 없습니다.

숫자는 제 훈련량을 기준으로 적었습니다. 주력이 다른 분은 비율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하루 10km면 5+5, 8km면 4+4. 원리는 같습니다.

나눠 뛰는 날은 어떻게 짜야 할까

그날의 목적을 하나로 정하면 구성은 저절로 나옵니다. 나눠 뛰는 날 가장 흔한 실수는 두 세션을 다 어중간하게 뛰는 것입니다.

합계 15km를 기준으로 한 세 가지 구성 카드. 볼륨 날은 이지 7과 이지 8, 퀄리티 날은 이지 5에서 6과 템포 포함 9에서 10, 실험 카드는 점심 질 세션과 저녁 느린 조깅으로 적혀 있다

하루 총 15km를 가정한 예시입니다. 연구가 정해 놓은 구성은 아니고, 위 자료들을 바탕으로 제가 정리한 것입니다.

  • 볼륨 날은 둘 다 조깅으로. 이지 7에 이지 8. 한 번에 걸리는 부하가 낮아진 만큼 합계를 1~2km 얹어도 괜찮습니다.
  • 퀄리티 날은 질을 한쪽에 몰아서. 이지 56에 템포를 낀 910. 템포를 반씩 나눠 두면 어느 쪽도 제 강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질이 들어가는 세션은 그날 컨디션이 나은 시간대에 배치합니다.
  • 워밍업 세금을 미리 빼 둡니다. 몸이 데워지는 처음 12km를 하루에 두 번 내게 되니까요. 7+8의 실질을 1314km 정도로 잡고, 볼륨 날이면 그 몫만큼 거리를 더합니다.

두 번째 세션에만 붙는 자극이 있을까

두 번째 세션은 연료가 반쯤 빠진 상태로 뛰게 됩니다. 나눠 뛰기에만 있는 자극입니다.

이걸 일부러 시험한 오래된 연구가 있습니다. 총 훈련량을 같게 두고 한쪽은 매일 한 번, 다른 쪽은 이틀에 한 번 몰아서 두 번 하게 했습니다. 뒤쪽 무리의 두 번째 세션은 연료가 준 상태에서 이뤄졌고, 그 무리에서 미토콘드리아 효소와 고강도 지속시간이 더 늘었습니다 [3].

단서를 달아야 합니다. 훈련하지 않은 사람의 무릎폄 운동 모델이라 러너에게 그대로 옮길 자료가 아니고, 최대 출력 향상은 두 무리가 같았습니다 [3]. 그래도 점심에 뛰고 사이에 탄수화물을 잔뜩 채우지 않은 채 저녁에 천천히 조깅하는 날이라면, 그 상황을 어느 정도 흉내 내게 됩니다.

선은 분명히 그어 둡니다. 연료가 빠진 상태로 달리는 건 조깅에 한합니다. 그 상태에서 템포나 인터벌을 하면 페이스가 따라오지 않아 훈련의 질부터 무너집니다. 그러니 이 방식은 뒤 세션이 이지일 때에 한해 꺼내 씁니다. 다음 날 역치 세션이 잡혀 있다면 그날도 접어 둡니다. 그런 날의 연료는 아껴 둘 자산입니다.

나눠 뛰기가 몸에 순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에 이어지는 부하가 짧아지고, 두 세션 사이에 몇 시간의 회복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통증을 보는 자리에서 나눠 뛰기의 좋은 점을 하나 보태자면 이쪽입니다.

복귀기에 하루 거리를 쪼개 올리는 방법을 쓰는 것도 여기에 근거가 있습니다. 주간 총량을 늘리는 시기라면 더 그렇습니다. 같은 거리를 한 번에 몰아 받는 것보다 몸이 감당하기 수월합니다.

정상급 선수들의 더블도 논리는 다르지 않습니다. 잉에브릭센이 역치 훈련을 하루 두 번에 나눠 담는 목적은 한 세션의 스트레스를 낮춰 놓고 질 높은 훈련의 총량을 키우는 데 있다고 소개돼 있습니다 [4].

5km짜리 토막도 훈련량으로 쳐도 될까

됩니다. 다만 항목마다 쌓이는 정도가 다릅니다.

유산소 쪽은 손실이 거의 없습니다. 이 항목을 세는 단위가 시간과 강도라서 그렇습니다. 한 번에 몇 km를 갔는지는 세지 않습니다. 총량이 같은 운동을 몰아서 한 사람과 하루 중에 쪼개어 한 사람을 견준 메타분석에서, 건강과 체력 지표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5]. 걷기를 다룬 일반인 연구가 많이 섞여 있다는 단서는 달아야 합니다 [5]. 게다가 5km라면 30분에 가까운 시간을 달린 것입니다. 토막이라 부르기 민망한 분량이죠.

1~2km짜리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산소 섭취가 제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끝나서, 유산소 항목에서는 워밍업 세금이 대부분을 가져갑니다. 그래도 완전한 0은 아닙니다. 뼈와 힘줄이 받는 자극은 몸이 덜 데워졌다고 깎이는 종류가 아니어서, 첫 착지부터 그대로 쌓입니다.

뼈만 놓고 보면 쪼갠 쪽이 유리할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뼈세포는 끊이지 않는 자극에 금세 둔해지고, 부하와 부하 사이에 쉬는 시간을 두면 민감도가 되살아납니다. 같은 부하를 나눠서 준 조건에서 골형성이 훨씬 크게 나타난 실험이 있습니다 [6]. 동물을 대상으로 한 모델이라 사람에게 그대로 옮기지는 못합니다 [6]. 착지 충격을 나눠 받는 편이 적어도 손해는 아니라는 정도까지 읽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모아도 채워지지 않는 항목이 있습니다. 앞에서 본 피로 구간, 그리고 대회 특이성입니다. 대회에서는 42km를 통으로 달려야 하니까요. 이 둘을 만드는 건 롱런입니다.

훈련 앱의 부하 점수는 이 차이를 보여줄까

보여주지 않습니다. 통으로 달린 15km에서 첫 5km와 마지막 5km에 같은 점수를 매기기 때문입니다.

제 이번 주 기록이 그렇습니다. intervals.icu에 적힌 부하 점수를 보면 통으로 간 이지 15km가 76점, 다른 날 저녁의 이지 10km가 50점이었습니다. km당 5점 안팎이니 거의 그대로 비례하는 셈이죠. 점수 자체는 제 강도 기준으로 매겨진 값이라 숫자를 그대로 가져가실 것은 없고, km당 비율만 보시면 됩니다. 이지 페이스라면 통으로 뛰든 쪼개 뛰든 점수가 같게 적힌다는 뜻입니다. 같은 날 점심에 한 1km 반복은 7km에 45점이라 km당 값이 껑충 뜁니다. 이건 점수를 매기는 식이 강도를 제곱으로 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쪼개 뛰기에서 잃는 그 하나가 앱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피로 구간이라는 항목이 계산식에 아예 없어요.

이 한계를 아는 앱도 있습니다. Runalyze는 마라톤 준비도를 주간 마일리지와 롱런, 두 갈래로 따로 셉니다. 앞쪽은 쪼개 뛰어도 채워집니다. 뒤쪽 점수는 거리의 제곱으로 매겨져서, 30km를 한 번 뛴 쪽이 20km를 두 번 뛴 쪽보다 높게 나옵니다. 피로 구간은 나눠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수식이 먼저 적어 둔 셈입니다.

돌아보면 답은 처음 그 자리에 있습니다. 롱런은 점수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형태로 지켜야 합니다.

길게 갈 여유가 있는 날은 길게 가는 쪽이 낫습니다. 다만 못 나가는 날 그냥 접어 버리는 것과 두 번으로 쪼개 채우는 것의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목적을 하나로 정해 두면 쪼개 뛴 15km도 제 몫을 합니다.

기록을 겨냥하지 않고 건강과 재미로 달리는 분이라면 지금까지의 계산은 넘기셔도 됩니다. 유산소도 뼈도 쪼개 뛴 만큼 그대로 남습니다. 몇 번에 나누든, 언제 나가든 상관없습니다.

통증이 생기면

훈련량을 나눠 쌓는 방식이 부하를 낮추기는 해도 통증까지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달리기 양을 늘린 뒤 정강이 안쪽이 아프기 시작했다면 신스플린트와 피로골절의 구분을, 발뒤꿈치 위쪽 힘줄이 아침마다 뻣뻣하다면 아킬레스건병증을 먼저 읽어 보시고, 달린 뒤 발목이나 무릎이 아플 때 어느 시점에 진료가 필요한지도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하루 두 번 달리기는 한 번에 뛰는 것과 같은 효과인가요

유산소 쪽은 거의 같습니다. 같은 총량의 운동을 한 번에 한 경우와 하루에 나눠 한 경우를 비교한 메타분석에서 건강과 체력 지표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번에 길게 달릴 때만 나오는 후반 구간, 그러니까 연료가 줄고 폼이 흔들리는 상태로 이어 달리는 구간은 나눠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나눠 뛰기에서 잃는 것은 이 하나입니다.

롱런도 하루 두 번으로 나눠 뛰어도 되나요

롱런만은 나누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10km 기록이 같은 러너들을 비교한 연구에서 90분 이상 롱런을 정기적으로 하는 쪽이 오래 달린 뒤에도 러닝 이코노미와 다리 근력이 덜 떨어졌고, 내구성과 가장 강하게 이어진 값은 주간 최장 달리기 거리였습니다. 후반 구간을 확보하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면 충분하고, 나머지 볼륨 날은 나눠도 잃는 것이 크지 않습니다.

하루 두 번 달릴 때 질 높은 훈련은 어느 세션에 넣나요

한 세션에 몰아서 넣습니다. 템포나 인터벌을 두 세션에 반씩 쪼개면 양쪽 다 어중간해집니다. 질 세션은 그날 몸 상태가 나은 시간대에 두고, 나머지 한 번은 이지 조깅으로 채웁니다. 연료가 빠진 상태에서 뛰는 자극을 노리는 경우에도 그 세션은 조깅까지만으로 제한합니다.

5km씩 짧게 나눠 뛴 거리도 훈련량으로 쳐도 되나요

5km면 30분 가까운 달리기라 유산소 자극으로는 온전한 한 세션에 가깝습니다. 1~2km짜리 아주 짧은 달리기는 산소 섭취가 궤도에 오르기 전에 끝나 유산소 쪽 효율이 떨어지지만, 뼈와 힘줄에 걸리는 자극은 첫걸음부터 그대로 쌓입니다. 다만 대회 특이성과 후반 구간은 짧은 달리기를 아무리 모아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1. [1]Jones AM. The fourth dimension: physiological resilience as an independent determinant of endurance exercise performance. Journal of Physiology. 2024;602(17):4113-4128. doi:10.1113/JP284205 PMID: 37606604. https://pubmed.ncbi.nlm.nih.gov/37606604/
  2. [2]Zanini M, Folland JP, Blagrove RC. Regular long runs and higher training volumes are associated with better running economy durability in performance matched well-trained male runners.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2026;58(1):162-173. doi:10.1249/MSS.0000000000003840 PMID: 40878015. https://pubmed.ncbi.nlm.nih.gov/40878015/
  3. [3]Hansen AK, Fischer CP, Plomgaard P, Andersen JL, Saltin B, Pedersen BK. Skeletal muscle adaptation: training twice every second day vs. training once daily.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05;98(1):93-99. doi:10.1152/japplphysiol.00163.2004 PMID: 15361516. https://pubmed.ncbi.nlm.nih.gov/15361516/
  4. [4]Musson D. Jakob Ingebrigtsen's focused approach to indoor training. COROS. 2025-01-06. https://ca.coros.com/stories/athlete-stories/c/jakob-ingebrigtsen-focused-approach-to-indoor-training
  5. [5]Murphy MH, Lahart I, Carlin A, Murtagh E. The effects of continuous compared to accumulated exercise on health: a meta-analytic review. Sports Medicine. 2019;49(10):1585-1607. doi:10.1007/s40279-019-01145-2 PMID: 31267483. https://pubmed.ncbi.nlm.nih.gov/31267483/
  6. [6]Robling AG, Burr DB, Turner CH. Recovery periods restore mechanosensitivity to dynamically loaded bon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01;204(Pt 19):3389-3399. doi:10.1242/jeb.204.19.3389 PMID: 11606612. https://pubmed.ncbi.nlm.nih.gov/11606612/

이 글은 러닝 훈련과 과학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개인별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있다면 진료 상담을 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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