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법
피로누적주와 백투백 — 롱런 다음 날 다시 속도를 내도 될까
긴 달리기를 한 다음 날 다시 속도를 내는 훈련이 있습니다. 러너들은 백투백이라 부르고, 일본에서는 세트 연습이라고 합니다. 부르는 이름이 여럿이라 둘째 날에 무엇을 하는지도 자료마다 갈립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이틀을 따로 세지 않고 한 묶음으로 본다는 것.
- 글쓴이
-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 주제
- 연속 장거리 훈련의 목적과 조건
- 발행일
- 2026년 9월 16일
백투백과 피로누적주는 같은 훈련일까요
롱런 다음 날 다시 달리는 훈련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이름마다 둘째 날 강도가 다릅니다.
영어권에서는 백투백(back-to-back), 일본에서는 세트 연습(セット練習)이라고 부릅니다. 러너스월드 기사는 90분 이상 달리기를 이틀 연속 배치하는 것을 백투백 롱런의 기준으로 잡고, 둘째 날은 편한 조깅부터 시작해 거리를 늘려 가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9].
국내 러너들 사이에서 도는 '피로누적주'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널리 쓰이는 훈련 이름은 아닙니다. 한 코칭 영상에서 '피로도 체감 누적주'라는 이름으로 설명한 구성이 그대로 퍼진 쪽에 가깝습니다. 그 영상의 구두 설명은 첫날 3032km를 5:30/km로 달리고, 다음 날 1012km를 4:40~4:50/km로 달리는 것입니다 [10]. 장거리 훈련을 이어 온 목표 그룹을 전제로 한 숫자입니다. 모든 러너의 권장 페이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한 코칭 영상의 구두 설명을 요약한 훈련 배치도. 직접 제작했으며, 영상에서 제시한 예시일 뿐 개인별 권장 처방이 아닙니다.
한슨 마라톤 훈련법에서 말하는 누적피로도 함께 놓고 보면 구분이 선명해집니다. 코치 루크 험프리가 쓰는 누적피로라는 말에는 단서가 하나 달려 있습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지점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것. 대회를 6~8주 앞두고 몇 주에 걸쳐 쌓아 올리는 훈련 상태를 가리킵니다 [8]. 이틀짜리 세션과 같은 처방이 아닙니다.
그러니 백투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둘째 날에 무엇을 하느냐.
이틀을 붙이는 순서는 왜 중요할까요
연속 훈련에서 흔히 소개되는 순서는 첫날 빠른 훈련, 둘째 날 롱런입니다.
올림픽 마라톤에 미국 대표로 나갔던 코치 피트 피친저는 이 배치의 출처로 잭 다니엘스를 듭니다. 이틀에 같은 성격의 훈련을 겹치지 않게 두고, 인터벌이나 역치 훈련 뒤에 롱런을 붙인 다음 쉬운 날을 이틀 둔다는 설명입니다 [11]. 일본에서 소개하는 세트 연습도 첫날 스피드, 둘째 날 긴 달리기가 기본입니다 [12].
앞서 본 코칭 영상의 구성은 이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롱런이 먼저 오고, 속도는 그 이튿날에 냅니다 [10].
순서를 뒤집으면 둘째 날의 다리 부담이 달라집니다. 일본의 한 러닝 정보 사이트는 거리주 뒤에 1,000m 반복을 붙이는 배치를 두고 둘째 날 다리에 실리는 부담과 통증 위험을 들어, 자주 쓰지는 말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13]. 코칭 영상의 둘째 날은 그런 인터벌보다 느립니다. 지친 다리로 속도를 낸다는 점은 같습니다.
첫날 32km와 둘째 날 10km를 더하면 42km가 되지만, 사이에 식사와 수면이 들어갑니다. 한 번에 뛰는 풀코스와 같은 훈련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10].
피곤한 다리로 달리면 마라톤 후반이 연습될까요
피로가 남은 상태에서 속도와 움직임을 유지해 보는 연습이고, 마라톤 후반 그 자체를 재현하지는 못합니다.
마라톤 후반에 다리가 처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달려 본 사람이라면 다 압니다. 코칭 영상도 이 훈련을 30km 이후의 피로를 미리 체감하는 연습으로 설명합니다 [10].
미리 겪어 두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꽤 구체적입니다. 평소에는 유지할 만했던 속도가 오늘은 얼마나 힘든지. 후반에 보폭이나 자세를 억지로 바꾸고 있지는 않은지. 속도를 낮춰야 할 때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
다만 전날 훈련의 피로와 마라톤 30km 이후의 몸은 같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먹고 잔 만큼 회복이 들어갔고, 연속으로 달린 시간도 다릅니다. 비슷한 상황을 흉내 낸 연습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뛰어서 풀면 회복이 빨라질까요
몸이 덜 뻣뻣하게 느껴지는 것과 근육의 힘이 빨리 돌아오는 것은 다른 결과입니다.
내리막 달리기로 근육에 부담을 준 뒤, 다음 날부터 여러 강도로 매일 30분씩 달리게 한 연구가 있습니다. 쉰 조건과 비교했을 때 근기능이나 러닝이코노미의 회복에서 유의한 차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4].
이 결과 하나로 평소 조깅을 하지 말라고 할 일은 아닙니다. 회복을 앞당기려고 꼭 뛰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정도로 읽으시면 됩니다. 잠과 식사와 휴식이 하는 일을 달리기가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1].
이 훈련을 넣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이 훈련을 넣을지는 어제 실제로 어떻게 뛰었는지를 보고 정합니다. 일정표에 적어 둔 어제는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 어제 실제로 받은 부담. 쉬운 롱런으로 적혀 있어도 더 빠르게 달렸고 후반에 퍼졌다면, 오늘의 출발 조건은 이미 달라져 있습니다. 어제 못 채운 거리를 오늘 보태겠다는 생각까지 얹을 필요는 없습니다.
- 목표 속도와 오늘의 숨·다리. 영상에 적힌 페이스는 그 목표 그룹에 주어진 예시입니다 [10]. 본훈련에서는 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데 드는 힘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봅니다. 내내 편해야 하는 세션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속도인데 힘들기가 갑자기 뛰거나 동작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그때가 강도나 거리를 손볼 지점입니다.
- 심박 숫자 하나로 결정하지 않기. 숨은 편한데 다리만 무거운 날이 있습니다. 주관적으로 보고한 지표가 흔히 쓰는 객관 지표보다 훈련 반응을 잘 반영했다는 체계적 문헌고찰도 있습니다 [5]. 저는 심박이 낮게 나온 날에도 발을 디딜 때 불편한 곳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 느리게 바꾸고 거리를 늘리지 않기. 속도를 떨어뜨려도 달린 시간이 길어지면 몸에 실리는 몫은 도로 늘어납니다. 둘째 날 목표 속도가 버겁다고 페이스를 늦춘 뒤 거리를 더 붙이면 원래와 다른 훈련이 됩니다.
- 통증. 익숙한 뻐근함과 특정 부위에 생기는 통증은 다릅니다. 뛰는 중에 아픈 곳이 새로 생기거나 있던 통증이 커지면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아파서 절뚝이거나 자세가 바뀌기 시작했다면 더 갈 이유가 없습니다.

피곤한 날 확인 순서를 정리한 실무안. 직접 제작했으며, 검증된 진단표나 달리기 안전을 보장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잘한 훈련인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오늘 거리를 채웠는지보다 다음 훈련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봅니다.
훈련량을 크게 올린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을 추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피로는 느끼되 수행력이 유지된 쪽과 수행력까지 내려간 쪽을 비교했더니, 훈련량을 도로 줄인 다음 사이클 검사에서 더 많이 올라간 쪽은 앞의 집단이었습니다 [2]. 실험 전에 나눠 둔 집단이 아니어서 원인을 짚을 수는 없습니다. 달리기로 백투백을 시험한 연구도 아니고요. 다만 수행력이 꺾일 때까지 밀어붙여야 더 많이 는다는 통념과는 방향이 맞지 않습니다. 지구력 종목의 기능적 오버리칭을 검토한 리뷰도 같은 쪽으로 정리합니다 [3].
거꾸로 하루 컨디션이 나빴다는 이유만으로 과훈련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1]. 판단은 며칠 단위로 내려집니다. 오늘 거리를 다 채웠더라도 이후 일상이 유난히 힘들고 다음 주요 훈련에서도 계속 몸이 무겁다면, 그때 전체 부담을 다시 보면 됩니다.
그래서 이 훈련을 넣는다면 기록할 것이 하나 늘어납니다. 거리와 페이스 옆에 다음 날의 다리 상태와 그 뒤 훈련이 어땠는지를 적어 두는 것.
피로를 남기려고 덜 먹어야 할까요
근육의 탄수화물 저장량을 낮춘 채로 훈련하는 전략은 백투백과 목적이 다릅니다.
트레인 로우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일부 대사 적응을 노립니다. 하루 한 번 훈련한 조건과 이틀치를 하루에 몰아 두 번 훈련한 조건을 비교한 연구에서 근육 쪽 지표는 달라졌지만 수행력까지 더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7]. 관련 연구를 모은 메타분석에서도 탄수화물 가용성을 낮춘 훈련이 경기력을 일관되게 더 높이지는 않았습니다 [6].
어제의 피로가 남았다는 이유로 오늘 식사를 거르거나 보급을 일부러 줄일 근거는 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먹고 회복한 다음 훈련을 이어 가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해 보니 어땠나요
저도 이틀을 붙여 달리는 이 구성을 한 번 해 봤습니다. 전날 지속주에서 계획보다 빠르게 달리다 후반에 퍼진 상태였습니다. 조깅으로 바꿀 생각도 있었는데, 전날 밤 잠을 충분히 잔 뒤여서 예정대로 해 보기로 했습니다. 잠을 잘 잤다는 것은 시도해 볼 이유였을 뿐, 회복이 끝났다는 증명은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심박이 올라와 속도를 조금 낮췄습니다. 그런데 심박은 바로 내려오지 않더군요.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아픈 곳이 없어서 끝까지 갔습니다. 계속 달리기로 한 이유는 자신감 쪽이었고, 그건 제 선택의 이유일 뿐입니다. 통증까지 참으라는 원칙으로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피로를 경험해 보려는 훈련에서도 아프면 멈춥니다.
통증이 생기면
이틀을 붙여 달린 뒤 남는 통증은 훈련 판단만으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정강이 안쪽을 따라 아프다면 신스플린트와 피로골절의 구분을, 무릎 앞쪽이 계단과 내리막에서 도드라진다면 러너 무릎(슬개대퇴통증)을 먼저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훈련량을 올린 뒤 뼈 쪽이 걱정된다면 러너의 골밀도와 피로골절도 함께 보시고요. 광화문·종각 일대에서 점심시간을 쪼개 달리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짧게 끊어 달리다 생긴 통증도 같은 기준으로 봅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초음파로 확인하고 비수술적으로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롱런 다음 날 속도를 내는 백투백 훈련은 누구나 해도 되나요
백투백은 장거리 훈련 기반이 있고 이틀 연속 훈련에 익숙한 러너를 전제로 한 구성입니다. 평소 쉬운 달리기 위주로 달려 왔다면 롱런 거리부터 먼저 쌓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이미 주말 롱런을 소화하고 있고 다음 날 일상 움직임이 불편하지 않은 경우라면, 둘째 날을 짧고 느리게 잡아 한 번 시험해 볼 수는 있습니다.
백투백 훈련의 둘째 날은 회복 조깅과 무엇이 다른가요
회복 조깅은 강한 운동 사이에 부담을 낮춰 움직이는 달리기입니다. 백투백의 둘째 날은 전날의 피로가 남은 상태에서 목표한 속도와 움직임을 유지해 보는 것이 목적이라 부담이 더 큽니다. 둘째 날에 무엇을 하느냐는 자료마다 다르므로, 따라 하려는 스케줄이 편한 조깅을 말하는지 대회에 가까운 속도를 말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피로누적주를 하다가 통증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지친 다리로 속도를 내는 훈련에서는 익숙한 뻐근함과 특정 부위에 생기는 통증을 나눠 봐야 합니다. 뛰는 도중 아픈 곳이 새로 생기거나 있던 통증이 커지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아파서 절뚝이거나 자세가 바뀌면 더 가지 않습니다. 통증이 없더라도 몸을 제대로 제어하기 어려울 만큼 지치면 거리를 줄이거나 멈추는 편이 낫고, 며칠 이상 같은 자리가 계속 아프면 진료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를 남기려고 백투백 둘째 날에 탄수화물을 줄여도 되나요
탄수화물을 줄인 상태로 훈련하는 전략은 백투백과 목적이 다른 방법입니다. 여러 연구를 묶은 메타분석에서 탄수화물을 제한한 훈련이 경기력을 꾸준히 끌어올리지는 못했습니다. 어제 피로가 남았다는 사실이 오늘 식사를 거르거나 보급을 덜어 낼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참고문헌
- [1]Meeusen R, Duclos M, Foster C, et al. Prevention, diagnosis, and treatment of the overtraining syndrome: joint consensus statement of the European College of Sport Science and the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2013;45(1):186-205. doi:10.1249/MSS.0b013e318279a10a PMID: 23247672. https://pubmed.ncbi.nlm.nih.gov/23247672/
- [2]Aubry A, Hausswirth C, Louis J, Coutts AJ, Le Meur Y. Functional overreaching: the key to peak performance during the taper?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2014;46(9):1769-1777. doi:10.1249/MSS.0000000000000301 PMID: 25134000. https://pubmed.ncbi.nlm.nih.gov/25134000/
- [3]Bellinger P. Functional overreaching in endurance athletes: a necessity or cause for concern? Sports Medicine. 2020;50(6):1059-1073. doi:10.1007/s40279-020-01269-w PMID: 32064575. https://pubmed.ncbi.nlm.nih.gov/32064575/
- [4]Chen TC, Nosaka K, Wu CC. Effects of a 30-min running performed daily after downhill running on recovery of muscle function and running economy. Journal of Science and Medicine in Sport. 2008;11(3):271-279. doi:10.1016/j.jsams.2007.02.015 PMID: 17543583. https://pubmed.ncbi.nlm.nih.gov/17543583/
- [5]Saw AE, Main LC, Gastin PB. Monitoring the athlete training response: subjective self-reported measures trump commonly used objective measures: a systematic review.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6;50(5):281-291. doi:10.1136/bjsports-2015-094758 PMID: 26423706. https://pubmed.ncbi.nlm.nih.gov/26423706/
- [6]Gejl KD, Nybo L. Performance effects of periodized carbohydrate restriction in endurance trained athle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2021;18(1):37. doi:10.1186/s12970-021-00435-3 PMID: 34001184. https://pubmed.ncbi.nlm.nih.gov/34001184/
- [7]Yeo WK, Paton CD, Garnham AP, Burke LM, Carey AL, Hawley JA. Skeletal muscle adaptation and performance responses to once a day versus twice every second day endurance training regimens.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08;105(5):1462-1470. doi:10.1152/japplphysiol.90882.2008 PMID: 18772325. https://pubmed.ncbi.nlm.nih.gov/18772325/
- [8]Humphrey L. Discerning between cumulative fatigue and overtraining. Luke Humphrey Running. 2024-09-20. https://lukehumphreyrunning.com/discerning-between-cumulative-fatigue-and-overtraining/
- [9]Petruny M. Back-to-back long runs for marathoners. Runner's World. 2026-07-15. https://www.runnersworld.com/training/a71943389/back-to-back-long-runs/
- [10]러너임바 Runner Imba. 「[나는싱글] D-55 이번주 훈련이 기록을 좌우합니다.」 2026-09-04. 영상 10:25~12:08 구두 설명. https://www.youtube.com/watch?v=-NiZgcO0tT0
- [11]Pfitzinger P. The Strength Running Podcast: Pete Pfitzinger on how to run your best marathon. 2025-06-30. https://www.youtube.com/shorts/cZ-Ch2d7ZwI
- [12]RUNNET. 「【30km走ができない人のために08】スピード走+ロング走の2日間セット練習で脚筋力アップ」. https://runnet.jp/topics/report/220314_2.html
- [13]spirits-run(株式会社STILE). 「週末でレース後半30km以降に強くなる『セット練習』の4つのやり方と最大のポイント」. https://spirits-run.com/column/top/index.php?s=cpage0136&c=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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