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팅 통증의학과의원

부상 예방

입추매직을 맞이하는 러너의 자세 — 시원해지면 왜 더 다칠까요

문을 나서는데 공기가 달라진 아침이 있습니다. 러너에게는 기다리던 계절이고, 통증 진료실이 러너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여름내 못 냈던 속도가 시원해지면서 한꺼번에 돌아오고, 마침 가을 대회 준비까지 겹치기 때문입니다. 왜 이 시기에 부상이 몰리는지, 부하를 어느 폭으로 올려야 하는지 근거를 찾아 정리했습니다.

글쓴이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주제
기온이 내려가는 시기의 러닝 부상 위험과 훈련 부하 조절
발행일
2026년 9월 2일

시원해지면 왜 페이스가 저절로 빨라질까요

더위가 빼앗아 가던 몫이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이고, 돌아오는 양은 생각보다 큽니다.

시계를 보기 전에 몸이 먼저 압니다. 같은 페이스인데 심박이 여유롭고, 같은 심박으로 달리면 페이스가 앞서 있습니다.

마라톤 대회 기록을 날씨와 함께 분석한 연구가 그 크기를 보여줍니다 [1]. 기온에 습도와 복사열까지 더한 습구흑구온도(WBGT)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WBGT가 2025도인 날 2시간 10분대 선수는 56분을 잃는 데 그쳤고 3시간대 완주자는 20분 가까이 잃었습니다 [1]. 느린 러너일수록 더위에 더 크게 손해를 봅니다.

더위에 잃는 시간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습구흑구온도 2025도인 날 2시간 10분대 선수는 약 56분, 3시간대 완주자는 약 20분을 서늘한 날 대비 손해 본다

더위에 잃는 시간. 느린 러너일수록 손실이 큽니다. 논문 수치를 바탕으로 직접 그린 그래프입니다(Med Sci Sports Exerc. 2007;39(3):487-493).

이 그래프는 뒤집어서도 읽힙니다. 기온이 내려가는 앞으로 두어 달 동안, 3시간대 러너의 몸은 킬로미터당 20~30초를 공짜로 돌려받는 셈입니다.

심폐가 준비됐다고 힘줄도 준비된 걸까요

심폐와 힘줄·뼈는 시간표가 다릅니다.

심박 쪽은 기온이 내려간 그날 곧바로 반응합니다. 아킬레스건이나 정강이뼈가 받는 부하는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느낌을 따라가지 않고 실제 페이스와 거리를 따라갑니다.

체감으로는 여전히 "조금 힘든 정도"인데, 실제로는 킬로미터당 20초 빠른 속도로 한 걸음마다 더 큰 충격을 받으며 달린 셈이 됩니다. 본인은 무리한 기억이 없는데 몸은 무리를 한 상태. 가을마다 진료실에서 보는 조합입니다.

가을에는 왜 부하가 한꺼번에 오를까요

날씨가 페이스를 올려 주는 바로 그 몇 주에 대회 준비가 거리를 올리기 때문입니다.

10월과 11월에 대회가 몰려 있습니다. 8월 말부터는 주간 거리가 늘고, 장거리주가 길어지고, 여름내 쉬고 있던 인터벌과 대회 페이스 훈련이 돌아옵니다. 세 가지가 같은 몇 주 안에 겹칩니다.

가을에 훈련 부하가 한꺼번에 오르는 세 가지 이유를 정리한 카드. 기온이 내려가 같은 심박에도 페이스가 빨라지고, 대회가 다가와 주간 거리와 장거리주가 늘어나고, 쉬었던 인터벌과 페이스 훈련이 다시 시작된다

가을에 부하가 겹치는 세 갈래. 직접 만든 정리 카드입니다.

얼마나 갑자기 늘리면 위험해질까요

최근 한 달 중 가장 길었던 러닝보다 10퍼센트 이상 길게 달린 날, 그날부터 위험이 뚜렷하게 올라갔습니다.

훈련량을 갑자기 올리면 다친다는 이야기는 러너라면 다 압니다. 숫자로 보면 체감이 조금 달라집니다.

2025년 영국스포츠의학회지에 실린 연구가 러너 5205명의 러닝 58만 8천여 회를 18개월 동안 따라갔습니다 [2]. 부상은 조금씩 누적되다 나타나기보다 특정한 한 번의 러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그리고 최근 30일 최장 거리를 10~30퍼센트 넘겨 달린 날은 부상 위험이 64퍼센트, 두 배를 넘겨 달린 날은 128퍼센트 높았습니다 [2]. 구간을 따라 위험이 매끄럽게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문턱은 '최근 30일 최장 거리보다 10퍼센트 이상'에서 일관되게 잡혔습니다.

최근 30일 최장 거리를 얼마나 초과했는지에 따른 부상 위험 증가를 보여주는 막대그래프. 1030퍼센트 초과에서 64퍼센트, 30100퍼센트 초과에서 52퍼센트, 100퍼센트 초과에서 128퍼센트 증가

최근 30일 최장 거리를 넘긴 폭과 부상 위험. 구간이 매끄럽게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논문 수치를 바탕으로 직접 그린 그래프입니다(Br J Sports Med. 2025;59(17):1203-1210).

주간 거리 쪽을 본 연구도 있습니다. 뉴욕마라톤 참가자 735명을 대회 전 16주 동안 추적했더니 40퍼센트가 훈련 기간에 부상을 겪었는데, 나이도 마라톤 경력도 체중도 부상과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3]. 남은 것은 하나, 주간 거리가 직전 4주 평균의 1.5배를 넘긴 날이 며칠이었느냐였습니다 [3]. 덴마크에서 초보 러너 874명을 따라간 연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주간 거리를 30퍼센트 넘게 올린 쪽에서 장경인대증후군과 슬개대퇴통증이, 10퍼센트 미만으로 올린 쪽보다 많이 나왔습니다 [4].

기준값은 연구마다 왜 다를까요

문턱 숫자는 조금씩 갈리는데, 가리키는 방향은 갈리지 않습니다.

스포츠시계에 들어 있는 급성:만성 부하비(ACWR)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팀 스포츠 선수 28명을 관찰한 연구에서 나온 지표라, 러닝에 그대로 옮겨 쓰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2] [5].

그래도 연구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위험한 쪽은 절대 거리가 아닙니다. 최근에 몸이 해 본 적 없는 양으로 갑자기 뛰어오르는 날입니다. 그러니 숫자를 외우기보다 "지난 한 달 동안 내가 실제로 해 본 것이 얼마인가"를 기준으로 삼으시면 됩니다.

그럼 이번 가을에 무엇을 어떻게 올릴까요

한 주에 하나만 올린다고 생각하면 간단해집니다.

저절로 붙는 속도까지 억누를 이유는 없습니다. 공짜로 받은 것을 굳이 버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대신 속도가 붙은 그 주에는 거리를 그대로 두시면 됩니다.

  • 장거리주 — 최근 한 달 중 가장 길었던 러닝에서 10퍼센트 이상 벗어나지 않게 늘립니다 [2].
  • 주간 거리 — 직전 4주 평균의 1.3배 안쪽이면 대체로 무난합니다 [3] [5].
  • 속도 훈련 — 여름내 인터벌을 쉬었다면 첫 주부터 봄에 하던 페이스로 돌아가지 말고, 스트라이드나 짧은 언덕 반복처럼 회복이 빠른 것으로 두어 주를 채웁니다.
  • 아침 신호 — 일어나 첫걸음에 아킬레스건이나 정강이가 뻣뻣하고 아픈 날이 이어지면 훈련이 잘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지 않습니다.

저도 2025년 9월에 같은 실수를 했습니다. 시원해지자마자 신이 나서 달리다 다쳤고, 3주를 꼼짝없이 쉬었습니다.

훈련 부하 추이 그래프. 2025년 9월 구간에 3주 공백이 표시되어 있고, 그 기간 동안 훈련량 막대가 비면서 체력을 나타내는 초록색 CTL 곡선이 내려앉는다

2025년 9월의 3주 공백. 훈련(아래 막대)이 비면서 체력 곡선(초록)이 흘러내렸습니다. 본인 훈련 기록 캡처입니다.

기록에 남은 공백은 3주지만, 실제로 잃은 시간은 그보다 길었습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도 한동안 위축돼 있었고, 여름내 올려 둔 VO2max는 10월까지 흘러내렸습니다. 그래서 올가을에는 강도를 올리는 동안 거리를 당분간 그대로 두려고 합니다.

이럴 때는 진료를 받아 보세요

가을에 훈련을 올리다 생기는 통증은 대개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정강이 안쪽을 따라 아프다면 신스플린트와 피로골절의 구분을, 아킬레스건이 아침마다 뻣뻣하다면 아킬레스건병증을, 무릎 앞쪽이나 바깥쪽이 도드라진다면 러너 무릎장경인대증후군을 먼저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통증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달리는 중에도 아프다면 그때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시원해지면 왜 러닝 부상이 늘어나나요

기온이 내려가면 같은 심박수로 달려도 페이스가 저절로 빨라집니다. 그런데 힘줄과 뼈가 받는 충격은 체감을 따라가지 않고 실제 페이스와 거리를 따라갑니다. 무리했다는 느낌 없이 부하만 올라가 있는 상태가 되고, 여기에 가을 대회를 앞둔 주간 거리 증가와 인터벌 재개가 겹치면서 위험이 몰립니다.

장거리주는 한 번에 얼마나 늘려도 되나요

러너 5205명의 러닝 58만여 회를 추적한 연구에서, 최근 30일 중 가장 길었던 러닝보다 10퍼센트 이상 길게 달린 날에 부상 위험이 뚜렷하게 올라갔습니다. 10에서 30퍼센트 더 달리면 64퍼센트, 두 배를 넘겨 달리면 128퍼센트 높았습니다. 그래서 장거리주는 최근 한 달 최장 거리에서 10퍼센트 이내로 늘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간 거리는 어느 정도까지 올려도 괜찮나요

뉴욕마라톤 참가자를 16주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 부상과 연결된 지표는 주간 거리가 직전 4주 평균의 1.5배를 넘긴 날이 며칠이었는지였습니다. 초보 러너를 추적한 다른 연구에서는 주간 거리를 30퍼센트 넘게 올린 러너들이 10퍼센트 미만으로 올린 러너들보다 장경인대증후군이나 슬개대퇴통증을 더 많이 겪었습니다. 직전 4주 평균의 1.3배 안쪽이면 대체로 무난합니다.

가을에 아침마다 아킬레스건이 뻣뻣한데 계속 달려도 되나요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을 뗄 때 아킬레스건이나 정강이가 뻣뻣하고 아픈 날이 이어진다면 훈련이 잘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기 어렵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 사라지면 지켜볼 수 있지만, 2주 넘게 이어지거나 달리는 중에도 아프면 통증의학과 진료로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1. [1]Ely MR, Cheuvront SN, Roberts WO, Montain SJ. Impact of weather on marathon-running performance.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2007;39(3):487-493. doi:10.1249/mss.0b013e31802d3aba PMID: 17473775. https://pubmed.ncbi.nlm.nih.gov/17473775/
  2. [2]Schuster Brandt Frandsen J, et al. How much running is too much? Identifying high-risk running sessions in a 5200-person cohort study.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5;59(17):1203-1210. doi:10.1136/bjsports-2024-109380 PMID: 40623829. https://pubmed.ncbi.nlm.nih.gov/40623829/
  3. [3]Toresdahl BG, et al. Training patterns associated with injury in New York City Marathon runners.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3;57(3):146-152. doi:10.1136/bjsports-2022-105670 PMID: 36113976. https://pubmed.ncbi.nlm.nih.gov/36113976/
  4. [4]Nielsen RØ, Parner ET, Nohr EA, Sørensen H, Lind M, Rasmussen S. Excessive progression in weekly running distance and risk of running-related injuries: an association which varies according to type of injury. 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 2014;44(10):739-747. doi:10.2519/jospt.2014.5164 PMID: 25155475. https://pubmed.ncbi.nlm.nih.gov/25155475/
  5. [5]Gabbett TJ. The training-injury prevention paradox: should athletes be training smarter and harder?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6;50(5):273-280. doi:10.1136/bjsports-2015-095788 PMID: 26758673. https://pubmed.ncbi.nlm.nih.gov/26758673/

이 글은 러닝 훈련과 과학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개인별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있다면 진료 상담을 받아 보세요.

달리다 아프면, 원인부터 확인하세요

직접 달리는 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진찰 후 원인과 필요한 진료 범위를 먼저 안내해 드립니다. 평일·토요일 모두 점심시간 없이 진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