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광화문에서 무릎이 아파 병원을 찾기 전에 — 아픈 자리로 세 갈래 짚어 보기
무릎이 아프다는 한마디에는 서로 다른 문제가 여러 개 섞여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 앞이 시큰한 직장인, 달리다 일정 거리를 지나면 바깥이 아파 멈추는 러너, 아침마다 무릎 전체가 뻣뻣한 40대는 각각 다른 이유로 오십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어디가 아프냐는 질문입니다. 이 글은 아픈 자리로 갈래를 나누는 데까지만 다루고, 갈래별 자세한 내용은 따로 정리한 글로 이어집니다.
- 작성 의료진
-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FIPP·CIPS)
- 진료 범위
- 무릎 통증의 부위별 감별과 진료 시점 판단, 비수술적 진단·치료 범위
- 발행일
- 2026년 9월 7일
무릎이 아플 때 왜 아픈 자리부터 짚어야 하나요
무릎 통증은 아픈 자리에 따라 흔한 원인과 먼저 할 일이 달라져서, 진료의 출발점이 손가락으로 어디를 짚느냐입니다.
광화문·종로에서 진료하다 보면 무릎으로 오시는 분이 꾸준합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 앞이 시큰하다는 사무직, 일정 거리를 지나면 바깥이 아파 멈춘다는 러너, 달려서 관절이 닳은 것 아니냐고 물으시는 40대. 세 분 다 무릎이 아프다고 말씀하시지만 들고 오신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갈래부터 나눕니다. 무릎뼈 주변의 앞쪽인지, 바깥쪽인지, 안쪽 또는 무릎 전체인지. 이 세 갈래만 나뉘어도 어떤 검사를 할지, 무엇부터 손볼지가 정해집니다 [1]. 붓거나 뜨겁거나 잠기거나 다친 뒤라면 갈래를 따지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하는데, 그 신호는 아래에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앞쪽·바깥쪽·안쪽 세 구역. 환자가 손가락으로 짚는 자리에서 감별이 시작됩니다. AI로 생성한 위치 설명도이며 실제 촬영·실제 인물이 아니고, 해부도나 개인별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 앞이 시큰하면 무엇인가요
무릎 앞쪽, 무릎뼈 주변이 계단 내리막이나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시큰하다면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먼저 봅니다.
러너 무릎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지만 달리기와 무관한 분에게도 흔합니다. 일반 인구를 모은 분석에서 한 해 동안 이 통증을 겪는 비율이 22.7%로 집계됐습니다 [2]. 저희 진료실에서도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여성분이 가장 많습니다.
치료에서 근거가 가장 뚜렷한 것은 엉덩이와 무릎 근력 운동을 함께 하는 방식입니다. 달리는 분이라면 보폭을 조금 줄이고 발걸음을 잦게 가져가는 조정이 무릎에 걸리는 부하를 낮춰 줍니다. 왜 하필 계단에서 아픈지, 어떤 운동을 어떤 순서로 하는지는 러너 무릎(슬개대퇴통증) 글에 풀어 두었습니다.
같은 앞쪽이어도 통증이 무릎뼈 바로 아래 힘줄에 몰려 있고 점프나 스쿼트 뒤에 심해진다면 슬개건염 쪽입니다. 아픈 자리가 손가락 두 마디 차이인데 원인도 운동 처방도 달라집니다. 이쪽은 슬개건염 글에서 다룹니다.
달리다 일정 거리에서 무릎 바깥쪽이 아프면 무엇인가요
출발할 때는 멀쩡하다가 일정 거리를 지나면 무릎 바깥이 아파 오고, 내리막에서 심해지고, 멈추면 가라앉는 통증은 장경인대증후군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며칠 쉬면 나은 것 같다가 다시 나가면 지난번 그 거리쯤에서 똑같이 시작됩니다. 이 되풀이되는 양상 자체가 단서입니다.
장경인대는 엉덩이 옆에서 무릎 바깥까지 허벅지를 따라 내려오는 긴 띠입니다. 오랫동안 이 띠가 무릎 바깥 뼈 위를 앞뒤로 스치며 마찰을 일으킨다고 설명해 왔는데, 해부 연구는 띠가 그렇게 미끄러지기 어렵게 붙어 있고 무릎을 굽힐 때 뼈 쪽으로 눌리는 힘이 문제라는 쪽을 지지합니다 [3].
그래서 폼롤러로 밀면 해결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지만, 그것만으로 낫는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에서 되풀이해 나오는 것은 엉덩이 옆 근육을 쓰는 운동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장경인대증후군 글에 있습니다.
무릎 안쪽 아래 한 점이 눌러서 아프면 무엇인가요
정강이뼈 안쪽 위, 무릎 아래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좁은 한 점이 콕 아프다면 거위발건염부터 살핍니다.
허벅지 안쪽에서 내려온 힘줄 세 개가 그 자리에 모여 붙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나 앉았다 일어설 때 그 한 점이 아프고, 눌러 보면 본인이 정확히 짚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부하를 잠시 줄이는 것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무릎 안쪽 통증은 반월상연골 문제와 자리가 겹쳐 구분이 필요합니다. 그 구분은 거위발건염 글에서 다뤘습니다.
무릎이 전반적으로 뻣뻣하고 아침에 더하면 무엇인가요
짚이는 한 점 없이 무릎이 전체적으로 뻣뻣하고, 아침에 더하고, 오래 걸은 날 붓는 느낌이 든다면 관절염 계열을 먼저 살핍니다.
40대 이후에 많습니다. 쪼그려 앉을 때 무릎 안쪽이 걸리는 느낌이 함께 있으면 반월상연골도 같이 봅니다. 이 갈래의 증상과 치료는 무릎 관절염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러너들이 꼭 물으십니다. 달려서 관절이 닳은 것 아니냐고. 여가 수준의 달리기가 무릎 관절염을 늘린다는 근거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관절염 비율이 낮게 집계된 분석이 있습니다 [4]. 다만 엘리트 수준으로 오랜 기간 많은 거리를 달린 집단은 결과가 다르게 나와, 같은 이야기로 묶을 수 없습니다 [4]. 이 자료들을 하나씩 뜯어본 내용은 달리기와 무릎 관절염 글에 있습니다.
무릎 뒤 오금이 뻐근하면 무엇인가요
무릎 뒤가 뻐근하고 굽힐 때 뭔가 차 있는 느낌이 든다면 베이커낭종을 생각해 봅니다.
무릎 뒤쪽으로 관절액이 밀려 나와 주머니를 이루는 상태입니다. 그 자체가 원인인 경우보다, 앞의 갈래에서 다룬 관절 문제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금만 따로 치료하기보다 무릎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 글에서는 여기까지만 다루겠습니다.
무릎 통증, 언제 바로 병원에 가야 하나요
무릎이 붓거나 뜨겁거나 잠기거나 다친 뒤라면, 갈래를 나누는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 붓거나 뜨거울 때. 관절 안에 물이 찼거나 염증이 있다는 뜻이라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열이 함께 나면 그날 확인합니다.
- 다친 뒤 몇 시간 안에 크게 부어오를 때. 인대나 연골이 크게 손상됐을 때 이렇게 붓습니다.
- 잠기거나 꺾일 때. 어느 각도에서 걸려 펴거나 굽히기 어렵거나, 걷다가 무릎이 순간 힘없이 꺾이는 느낌이 있으면 반월상연골·인대·관절 안의 조각을 살핍니다.
- 밤에 통증으로 깰 때. 움직임과 무관하게 생기는 통증은 별도의 원인을 살핍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라면 판단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55세가 넘었거나, 무릎뼈나 종아리뼈 윗머리를 누를 때 아프거나, 무릎을 90도로 굽히지 못하거나, 다친 직후 체중을 싣고 네 걸음을 걷지 못했거나 지금도 걷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하나라도 해당하면 X선을 찍습니다. 무릎을 다쳐 응급실을 찾은 1,096명에게 이 기준을 적용했을 때 골절을 놓친 사례가 없었습니다 [5]. 골절에 관한 기준이라는 점은 짚어 두어야겠습니다. 인대나 반월상연골 손상은 이 항목으로 걸러지지 않으니, 해당 사항이 없어도 다친 뒤 무릎이 이상하면 오시는 편이 낫습니다.
위의 신호들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통증이 아닙니다. 파스나 찜질로 며칠 버티기보다 원인부터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진료실에서는 무릎을 어떻게 보나요
저희는 문진으로 갈래를 나눈 뒤 진찰로 확인하고, X선을 기본으로 찍고 그 위에 초음파를 얹는 순서로 봅니다.

뼈와 관절 간격은 X선으로, 힘줄과 관절액은 초음파로 확인합니다. 초음파에 다 담기지 않는 구조도 있습니다. 화이팅마취통증의학과의원 검사실에서 직접 촬영.
묻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아픈 자리가 어디인지,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이 셋이 정리되면 갈래는 절반쯤 갈립니다.
그다음 만져 보고 움직여 봅니다. 눌렀을 때 아픈 자리, 굽히고 펼 때 걸리는 각도, 무릎뼈를 좌우로 밀었을 때의 반응을 확인합니다. 달리는 분에게는 한 발로 서서 앉았다 일어나 보시라고 합니다.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는지 보려는 것입니다.
영상은 X선이 먼저입니다. 뼈와 관절 간격, 다리 정렬을 봅니다. 건강보험이 되는 검사라 부담이 적고, 관절염 계열이 의심되면 서서 찍은 X선 한 장이 가장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여기에 초음파를 얹어 X선에 나오지 않는 것들을 봅니다. 힘줄 상태, 관절에 물이 찼는지, 무릎 안쪽 거위발 부위가 부어 있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다만 초음파로는 반월상연골과 십자인대가 다 보이지 않는다는 한계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두 검사 모두 검사실에서 하며 대개 당일에 끝납니다. 무릎 통증은 여기까지로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MRI는 필요할 때만 생각합니다. 잠김이나 불안정이 있거나 앞의 검사로 설명이 되지 않을 때입니다. 무릎이 아프면 MRI부터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읽히면 곤란합니다. 영상에 잡히는 소견과 환자가 실제로 아파하는 자리가 어긋나는 일이 무릎에서는 특히 잦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가 무릎을 맡는 범위는 여기까지입니다. 수술이 필요한 인대 파열이나 큰 연골 손상으로 판단되면 그 단계에서 수술을 하는 과로 연결해 드립니다. 그 갈림길을 가려내는 일까지가 저희 몫입니다.
진료 오시기 전에 무엇을 적어 오면 좋을까요
아픈 자리, 아픈 동작, 시작 시점 세 가지만 적어 오시면 진료가 훨씬 빨라집니다.

이 세 줄이면 문진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자체 제작 안내 카드입니다.
아픈 자리는 손가락 하나로 짚을 수 있을 만큼 좁혀 봅니다. 아픈 동작은 계단인지, 앉았다 일어설 때인지, 달린 지 몇 분 뒤인지까지 적어 주시면 좋습니다. 시작 시점은 날짜와 함께 계기까지 적어 주세요. 훈련량을 늘린 주였는지, 신발을 바꿨는지, 넘어진 일이 있었는지.
달리는 분께는 하나 더 부탁드립니다. 러닝 시계나 앱에서 지난 4주 주간 거리가 보이는 화면을 캡처해 오세요. 갑자기 늘린 거리 뒤에 따라오는 무릎 통증이 워낙 많아서, 그 캡처 한 장이 문진 여러 마디를 줄여 줍니다.
갈래가 깔끔하게 안 나뉘는 분도 계십니다. 앞쪽과 안쪽이 동시에 아프거나, 어디라고 짚기가 애매하거나. 그런 경우는 진찰에서 가르면 됩니다. 위의 구분은 진료를 받기 전에 본인 무릎을 한 번 정리해 보시라고 드리는 기준일 뿐입니다.
이럴 때 진료를 받아 보세요
- 무릎이 붓거나 만졌을 때 뜨겁거나, 열이 함께 날 때
- 무릎이 어느 각도에서 걸려 잠기거나, 걷다가 힘없이 꺾일 때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거나 무릎을 90도로 굽히지 못할 때
- 아픈 자리가 분명한데도 2~3주 넘게 그대로이거나, 밤에 통증으로 깰 때
저희 의료진은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로, 무릎 통증의 원인을 X선과 초음파로 확인하고 비수술적으로 치료합니다. 직접 달리는 의사가 러너의 무릎을 진료하며, 평일·토요일 점심시간 없이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무릎 통증은 왜 아픈 자리부터 확인하나요
무릎 통증은 아픈 자리에 따라 흔한 원인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무릎뼈 주변 앞쪽은 슬개대퇴통증증후군과 슬개건염, 바깥쪽은 장경인대증후군, 안쪽 아래 한 점은 거위발건염, 짚이는 점 없이 무릎 전체가 뻣뻣한 경우는 관절염 계열이나 반월상연골 문제를 먼저 살핍니다. 다만 자리가 겹치거나 손가락으로 짚기 어려운 분도 있어, 갈래가 나뉘지 않으면 진찰로 확인합니다.
무릎이 아플 때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는 무엇인가요
무릎이 붓거나 만졌을 때 뜨겁다면, 다친 뒤 몇 시간 안에 크게 부어올랐다면, 어느 각도에서 걸려 펴거나 굽히기 어렵다면, 걷다가 무릎이 힘없이 꺾인다면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열이 함께 나면 그날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활동과 상관없이 밤에 통증으로 깨는 경우도 따로 살펴봅니다.
무릎을 다쳤는데 X선을 꼭 찍어야 하나요
무릎을 다친 뒤 X선을 찍을지는 몇 가지 항목으로 판단합니다. 55세가 넘었거나, 무릎뼈나 종아리뼈 윗머리를 누를 때 아프거나, 무릎을 90도로 굽히지 못하거나, 다친 직후 체중을 싣고 네 걸음을 걷지 못했거나 지금도 걷지 못한다면 촬영합니다. 이 항목은 골절을 가려내는 기준이며 인대나 반월상연골 손상은 걸러 주지 못하므로, 항목에 해당하지 않아도 다친 뒤 무릎이 이상하면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달리기를 오래 하면 무릎 관절염이 생기나요
여가 수준의 달리기가 무릎 관절염을 늘린다는 근거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관절염 비율이 낮게 나온 분석이 있습니다. 다만 엘리트 수준으로 오랜 기간 많은 거리를 달린 집단은 결과가 다르게 나오므로 같은 이야기로 묶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무릎이 아픈 상태라면 통증의 원인을 먼저 확인한 뒤 달리는 양을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참고문헌
- [1]대한통증학회, 『통증의학』(제6판), 메디안북
- [2]Smith BE, et al. Incidence and prevalence of patellofemoral pai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LoS One. 2018;13(1):e0190892. doi:10.1371/journal.pone.0190892 PMID: 29324820. https://pubmed.ncbi.nlm.nih.gov/29324820/
- [3]Fairclough J, et al. The functional anatomy of the iliotibial band during flexion and extension of the knee: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iliotibial band syndrome. Journal of Anatomy. 2006;208(3):309-316. doi:10.1111/j.1469-7580.2006.00531.x PMID: 16533314. https://pubmed.ncbi.nlm.nih.gov/16533314/
- [4]Alentorn-Geli E, et al. The association of recreational and competitive running with hip and knee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 2017;47(6):373-390. doi:10.2519/jospt.2017.7137 PMID: 28504066. https://pubmed.ncbi.nlm.nih.gov/28504066/
- [5]Stiell IG, et al. Prospective validation of a decision rule for the use of radiography in acute knee injuries. JAMA. 1996;275(8):611-615. PMID: 8594242. https://pubmed.ncbi.nlm.nih.gov/859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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