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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 끈, 얼마나 조여야 할까 — 발등 통증과 러너스 루프
신발을 바꾸고 나서 발등이 아프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진료실에서 종종 듣습니다. 눌러 보면 아픈 자리가 끈이 지나간 줄과 겹칩니다. 끈 묶는 법으로 검색하는 분들이 많지만 매듭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느 구멍에 꿰고 어디를 조이느냐 이야기입니다.
- 글쓴이
-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 주제
- 발등 압력이 실리는 자리를 피해 러닝화 끈을 꿰는 법
- 발행일
- 2026년 9월 2일
신발을 바꾸고 발등이 아프기 시작했다면 무엇부터 볼까요
새 러닝화를 신고 며칠 만에 발등이 아파졌다면, 신발을 탓하기 전에 끈부터 다시 꿰어 보시기 바랍니다.
진료실에서 드물지 않게 듣습니다. 신발을 바꾼 뒤로 발등이 배긴다고요. 손가락으로 눌러 보면 압통이 잡히는 지점이 끈 줄과 정확히 포개집니다. 신발이 잘못 만들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새 신발의 끈 자리가 전에 신던 신발과 어긋난 겁니다.
검색창에는 대개 "끈 묶는 법"이라고 치게 됩니다. 그런데 손볼 것은 매듭 쪽이 아닙니다. 어느 구멍에 끈을 걸고 어느 칸을 조이느냐에서 갈립니다. 결론을 앞에 적어 두겠습니다. 발등이 아픈 이유는 조임의 세기보다 끈이 지나는 자리 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손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끈의 압력은 발등 어디에 실릴까요
신발 혀 밑에서 잰 발등 압력은 세 군데로 몰립니다.
달리는 동안 혀 밑에 압력 인솔을 깔고 발등 압력을 측정한 연구가 있습니다. 뒤꿈치로 착지하는 남성 러너 열네 명이 네 가지 방식으로 끈을 꿰고 달렸습니다 [1]. 최고 압력이 잡힌 곳은 발목 바로 앞, 발등 안쪽으로 도드라지는 뼈, 그리고 엄지발가락으로 이어지는 뼈 위였습니다 [1]. 끈을 다 풀고 손바닥으로 쓸어 보면 발등 안쪽에 능선처럼 잡히는 자리들입니다.

발등에서 압력이 가장 크게 잡힌 세 자리(오른발 기준). 논문의 서술을 바탕으로 직접 그린 개략도입니다.
공교롭게도 발가락을 위로 드는 힘줄들이 이 능선을 타고 넘어갑니다. 논문 역시 이 자리들과 그 힘줄 위의 압력을 낮추는 쪽이 더 나은 편안함과 이어졌다고 적었습니다 [1].
발등이 높을수록 능선은 더 솟습니다. 그래서 같은 신발을 같은 세기로 조여도 이 자리부터 배깁니다.
그럼 덜 조이면 될까요
조이는 쪽에도 얻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연구실이 숙련된 뒤꿈치 착지 러너 스무 명을 데리고, 꿰는 구멍 수와 조임 세기를 여섯 가지 조합으로 바꿔 가며 달리게 했습니다 [2]. 결과는 조이는 쪽 손을 들어 줬습니다. 조임이 가장 강하고 구멍을 가장 높이 쓴 조건에서 충격이 쌓이는 속도도,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속도도 내려갔습니다 [2]. 맨 위 일곱째 구멍까지 쓴 방식에서는 뒤꿈치와 발 바깥쪽 중간 부위에 걸리는 최고 압력마저 가장 낮았고요 [2].
앞의 압력 연구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일곱 구멍 방식을 각자 자기 발에 맞게 골라 쓰면, 발등의 최고 압력을 올리지 않고도 발과 신발을 더 붙여 둘 수 있었습니다 [1]. 다만 그때 올라간 값은 안정감이었습니다. 편안함 점수는 여섯 구멍 교차 방식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1].
아래쪽 구멍 몇 개만 걸었을 때는 어땠을까요. 일부 충격 지표와 발볼 바깥쪽에 걸리는 압력이 오히려 낮게 나왔습니다 [2]. 반가운 신호로 읽고 싶어지는 숫자인데, 연구진의 해석은 반대였습니다.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진 탓으로 봤거든요 [2]. 신발이 해 줄 몫을 제대로 못 쓰고 있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두 연구를 겹쳐 놓으면 그림이 단순해집니다. 발을 신발에 붙여 두는 데는 구멍을 높이 쓰고 넉넉히 조이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그 압력이 내려앉는 자리가 하필 힘줄이 지나는 능선이고요. 그래서 세기를 낮추기 전에 눌리는 칸을 비우는 쪽을 먼저 시도합니다.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조이고 나서 발등이나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가 저리다면 그건 세기 문제입니다. 발등을 지나는 신경이 눌렸다는 신호이니 그 칸은 바로 풀어 주십시오.
어느 칸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증상이 나타나는 자리에 따라 손대는 칸이 달라집니다.

맨 위 구멍은 쓰지 않고 남겨 두는 여분입니다. 그 구멍을 쓸지, 쓴다면 어떻게 쓸지가 방법을 가릅니다. 주황색으로 표시한 칸이 기본 교차에서 손댄 부분입니다. 직접 만든 도해입니다.
- 창문 묶기 — 발등 한 곳이 아플 때. 아픈 칸 하나만 교차를 건너뛰고, 끈을 같은 쪽 위 구멍으로 곧장 올립니다. 그 지점 위를 끈이 밟고 지나가지 않게 되죠. 순서로 치면 첫 번째로 손대는 방법입니다.
- 여러 칸 세로 — 발등 전체가 눌릴 때. 한 칸을 비워서 부족하면 두 칸, 세 칸을 잇달아 세로로 올립니다. 발등 위로 끈이 떠 있는 구간이 그만큼 길어집니다.
- 맨 위 구멍까지 쓰기 — 신발 안에서 발이 놀 때. 러닝화에는 보통 비워 두는 구멍이 위쪽에 하나 더 뚫려 있습니다. 거기까지 교차로 이어 꿰면 발과 신발 사이가 밭아집니다. 앞의 연구가 시험대에 올린 방식이 바로 이것입니다 [2].
- 러너스 루프 — 뒤꿈치가 들릴 때. 같은 여분 구멍을 쓰되 교차는 하지 않습니다. 좌우 끈을 각자 같은 쪽으로 올려 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로 뒤꿈치를 붙듭니다. 만드는 순서는 바로 아래에서 사진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 앞쪽 풀기 — 앞볼이 조일 때. 발가락 쪽 칸들을 교차 없이 세로로 넘겨 앞볼 공간을 풉니다. 뒤쪽 칸은 평소대로 조여도 상관없습니다.
- 발가락 띄우기 — 발가락 등이 눌릴 때. 맨 아래 구멍에서 반대편 위쪽 구멍까지 끈 한 줄을 길게 대각선으로 걸칩니다. 이 줄을 당기면 앞코가 조금 들리면서 발가락 위쪽에 여유가 생깁니다. 앞코가 낮아 발가락 등이 쓸리는 신발에서 씁니다.
러너스 루프는 어떻게 만드나요
여기서 쓰는 고리는 신발에 달려 나온 그 고리가 아닙니다. 신발끈으로 직접 만듭니다. 이 대목에서 헷갈리는 분이 많습니다.
좌우 끈을 각자 같은 쪽 맨 위 구멍으로 올립니다. 여기서 끈을 끝까지 당기면 안 됩니다. 맨 위 두 구멍 사이에 작은 고리가 남을 만큼만 당깁니다. 그다음 반대쪽 끈 끝을 그 고리 속으로 통과시키고, 아래와 뒤쪽을 향해 당겨 조입니다. 나머지는 평소처럼 매듭을 지으면 끝입니다.

러너스 루프의 순서.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만든 단계 도해입니다.
발등 조임은 그대로 둔 채 뒤꿈치만 잡힙니다. 내리막에서 발이 앞으로 밀리는 분들이 이 방법을 많이 쓰는 이유죠. 부르는 이름은 힐락, 레이스 락으로 갈리지만 가리키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이름보다 헷갈리는 건 앞서 본 "맨 위 구멍까지 교차로 쓰기"와의 차이입니다. 한쪽은 구멍을 한 칸 더 쓰는 일이고, 다른 쪽은 그 자리에 끈으로 고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두 가지를 한 켤레에 같이 써도 될까요
하나만 골라야 하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발등도 배기고 뒤꿈치도 들린다면 두 방법을 한 켤레에 얹으면 됩니다. 아픈 칸은 비워 두고, 맨 위에서는 끈 고리로 뒤꿈치를 잡는 식으로요. 신발 한 켤레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세기, 같은 방식으로 꿸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신는 러닝화입니다. 발등 쪽은 창문 묶기로 비우고, 맨 위는 러너스 루프로 잡아 두었습니다. 직접 촬영했습니다.
한 가지 밝혀 둡니다. 앞의 두 연구가 시험대에 올린 변수는 꿰는 구멍의 수와 조임 세기였습니다 [1] [2]. 창문 묶기며 발가락 띄우기며, 두 방법을 겹쳐 쓰는 방식을 하나씩 비교한 연구는 아닙니다. 논문이 확인해 둔 압력의 위치와 조임의 이득을 바탕으로 만든 실용적인 조정으로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판정은 두세 번 달려 보면 납니다. 그 자리가 덜 배기면 제대로 찾은 겁니다. 차도가 없으면 비우는 칸을 한 칸 위로, 다시 한 칸 아래로 옮겨 봅니다. 그렇게 해도 같은 자리가 아프다면 원인이 끈에 없을 수 있습니다. 이어서 적겠습니다.
제 발은 볼이 넓고 발등도 높습니다. 볼 때문에 제골기로 신발을 늘려 신는 사람인데, 늘어나는 건 볼까지더군요. 발등은 그대로였습니다. 결국 발등은 끈으로 풀었습니다. 어떤 신발에서는 발등 칸을 건너뛰고, 어떤 신발에서는 러너스 루프를 씁니다. 구멍이 뚫려 있다고 다 꿸 이유는 없더군요.
검은 발톱도 끈으로 해결될까요
여기서 큰 기대를 하시기는 어렵습니다. 원인이 여럿이라 그렇습니다.
달리다 생기는 검은 발톱은 대개 발이 앞으로 밀려 발톱이 신발 앞면을 때려서 생깁니다. 그렇다면 손댈 곳은 앞코보다 뒤꿈치입니다. 러너스 루프 쪽이 맞겠죠. 물론 신발 치수와 발톱 길이까지 함께 걸린 문제입니다. 피가 고여 욱신거리면 진료실에서 빼 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재발을 막는 일은 끈과 반 치수와 발톱 길이를 하나씩 바꿔 가며 본인이 찾아내야 합니다.
끈을 바꿔도 낫지 않으면 무엇을 의심할까요
끈 자리를 옮겨도 같은 곳이 계속 아프면 다른 것을 봅니다.
발등 높은 분들에게 흔한 것부터 짚습니다. 발등 한복판에 뼈가 도톰하게 솟은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신발에 눌린 자리에 뼈가 자란 겁니다. 이 자리는 끈이 스치기만 해도 아픕니다. 그 칸을 비우는 일 자체가 치료가 되고요.
반드시 가려야 할 것은 중족골 피로골절입니다. 눌렀을 때 압통이 유난히 날카로우면 X선부터 확인합니다. 초기 X선에 아무것도 안 잡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압통과 달릴 때 통증이 뚜렷해 의심이 남으면 시간을 두고 X선을 다시 보거나, 훈련을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면 MRI로 바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통증이 발등 가운데에 있으면 발등 안쪽으로 도드라진 뼈, 그러니까 주상골의 피로골절도 같이 놓고 봅니다. 회복이 더딘 뼈라 놓치면 대가가 큽니다.
드물지만 엄지발가락을 드는 힘줄에 석회가 끼면서 갑자기 심하게 아픈 석회성 힘줄염도 발등에서 보고돼 있습니다 [3]. 영상으로는 확인이 되는 편이고요.
힘줄 쪽 문제로 가닥이 잡히면 치료는 보존적으로 갑니다. 자극을 줄이고, 끈을 조정하고, 필요하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더합니다. 새 신발을 신자마자 시작됐고 아픈 지점이 끈 줄과 포개진다면, 끈을 다시 꿰는 일도 처방의 일부입니다.
통증이 생기면
끈을 바꿔도 발등의 같은 자리가 계속 아프거나, 눌렀을 때 압통이 유난히 날카롭다면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중족골과 주상골 피로골절을 가려내는 방식은 신스플린트와 피로골절의 구분에 정리해 두었고, 달린 뒤 발목이나 무릎이 아플 때 어느 시점에 진료가 필요한지도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러너스 루프는 어떻게 묶나요
러너스 루프는 러닝화 맨 위에 남겨 둔 여분 구멍을 쓰는 방법입니다. 좌우 끈을 교차하지 않고 각자 같은 쪽 맨 위 구멍으로 올린 다음, 끝까지 당기지 말고 맨 위 두 구멍 사이에 작은 고리를 남깁니다. 반대쪽 끈 끝을 그 고리 안으로 통과시킨 뒤 아래와 뒤쪽으로 당겨 조이고 평소처럼 매듭을 짓습니다. 신발에 달린 고리를 쓰는 방법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고리는 신발끈으로 직접 만듭니다.
러너스 루프와 힐락은 다른 방법인가요
러너스 루프, 힐락, 레이스 락은 모두 같은 방법을 부르는 다른 이름입니다. 맨 위 여분 구멍에서 신발끈으로 고리를 만들어 뒤꿈치를 잡는 방식이며, 발등을 더 조이지 않고도 신발 안에서 뒤꿈치가 들리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리막에서 발이 앞으로 밀릴 때 특히 씁니다.
러닝화 끈은 얼마나 세게 조여야 하나요
러닝화 끈 연구에서는 세게 그리고 높은 구멍까지 꿰었을 때 착지 충격이 쌓이는 속도와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속도가 낮았습니다. 발과 신발을 붙여 두는 쪽이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조임이 세지면 발등에 실리는 압력도 커지므로, 세기를 낮추기 전에 눌리는 칸을 비우는 방법을 먼저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인 뒤 발등이나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가 저리면 그 칸은 곧바로 풀어야 합니다.
발등이 아플 때 신발끈을 어떻게 바꾸나요
가장 먼저 해 볼 것은 창문 묶기입니다. 아픈 칸에서만 끈을 교차하지 않고 같은 쪽으로 세로로 올리면 그 자리 위로 끈이 지나가지 않습니다. 발등이 전반적으로 높으면 두세 칸을 이어서 세로로 지나가게 합니다. 바꿔 꿰고 두세 번 달려 봤을 때 그 자리가 덜 아프면 자리를 제대로 찾은 것이고, 비우는 칸을 한 칸 위나 아래로 옮겨 봐도 같은 자리가 계속 아프면 끈 말고 다른 원인을 봐야 합니다.
참고문헌
- [1]Hagen M, Hömme AK, Umlauf T, Hennig EM. Effects of different shoe-lacing patterns on dorsal pressure distribution during running and perceived comfort. Research in Sports Medicine. 2010;18(3):176-187. doi:10.1080/15438627.2010.490180 PMID: 20623434. https://pubmed.ncbi.nlm.nih.gov/20623434/
- [2]Hagen M, Hennig EM. Effects of different shoe-lacing patterns on the biomechanics of running shoes. Journal of Sports Sciences. 2009;27(3):267-275. doi:10.1080/02640410802482425 PMID: 19156560. https://pubmed.ncbi.nlm.nih.gov/19156560/
- [3]Tomlinson MP, Williams LA. Extensor hallucis longus calcific tendonitis: a case report. Foot & Ankle International. 2006;27(2):144-145. doi:10.1177/107110070602700214 PMID: 16487470. https://pubmed.ncbi.nlm.nih.gov/16487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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