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러닝화를 여러 켤레 번갈아 신으면 부상이 줄까요
러닝화를 번갈아 신으면 덜 다친다는 이야기가 러너들 사이에 돌아다닙니다. 출처는 대개 한 편의 관찰 연구입니다. 그 연구가 실제로 무엇을 쟀고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신발을 더 사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지는 게 맞는지 짚어 봤습니다.
- 글쓴이
- 정진영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직접 달리는 의사
- 주제
- 러닝화 로테이션과 러닝 부상 위험의 근거
- 발행일
- 2026년 9월 16일
여러 켤레를 번갈아 신은 러너는 덜 다쳤을까요
서로 다른 러닝화를 병행해 신은 취미 러너 쪽에서 부상 위험이 낮게 나온 관찰 연구가 한 편 있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서 취미 러너 264명의 훈련과 부상을 22주 동안 기록한 자료입니다. 그 기간에 87명, 세 명 중 한 명꼴로 한 번 이상 다쳤습니다 [1].
이전 부상 이력과 훈련 내용 같은 요인을 보정한 위험비는 0.61이었습니다(95% 신뢰구간 0.390.97) [1]. 같은 분석에서 전에 다친 적이 있는 러너의 위험비는 1.72로 나왔고요(1.112.66) [1].
이 숫자를 부상 건수로 옮기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관찰 기간 중 첫 부상이 나타나는 속도를 견준 값이라, 열 번 다칠 일이 여섯 번으로 줄었다는 뜻으로는 읽을 수 없습니다. 신발을 무작위로 배정한 시험도 아니었습니다.

Malisoux 등(2015) Scandinavian Journal of Medicine & Science in Sports의 수치를 옮겨 직접 만든 설명 카드입니다. 관찰된 연관성이며 예방 효과를 확정한 결과가 아닙니다.
연구가 말한 '번갈아 신기'는 어떤 조건이었을까요
신발장에 두 켤레가 놓여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 연구의 조건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브랜드나 모델, 버전이 서로 다른 신발을 두 켤레 이상 갖고 있으면서 관찰 기간 안에 최소 두 번은 번갈아 신은 경우를 병행 사용으로 셌습니다 [1]. 낡은 한 켤레를 새것으로 한 번 갈아 신은 사람은 여기서 빠집니다.
같은 모델을 여러 켤레 사 두고 돌려 신는 것도 이 정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제 신발장에도 마음에 들어 세일 때 몇 켤레 사 둔 같은 모델이 있는데, 그 구간은 연구가 말한 '서로 다른 신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왜 덜 다쳤는지까지 밝혀진 걸까요
여러 켤레를 번갈아 신은 쪽의 부상 위험이 왜 낮았는지는 연구진의 추정으로 남아 있습니다. 신발마다 몸에 실리는 부하가 달라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을 뿐, 기전을 확인한 결과는 아닙니다 [1]. 같은 자료에서 달리기 말고 다른 운동에 쓴 시간이 길수록 부상 위험이 낮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 놓았고요 [1]. 부하에 변동을 준다는 공통점으로 두 가지를 묶은 셈입니다.
한 발 물러서서 볼 대목이 있습니다. 여러 켤레를 굴리는 사람은 달린 햇수나 자기 몸을 살피는 습관에서도 다를 수 있습니다. 통계로 몇 가지 변수를 보정해도 그런 차이까지 전부 걷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스포츠 손상 연구에서 함께 나타나는 특징과 원인을 구분해 읽어야 하는 이유를 따로 정리한 논문도 있습니다 [2].
그래서 "몇 켤레를 사야 하나"에 대한 답도 제한적입니다. 두 켤레와 세 켤레를 견준 비교는 이 연구에 없습니다.
좋은 신발 한 켤레로는 안 되는 걸까요
쿠션이 좋은 한 켤레로 러닝 부상을 막을 수 있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신발 유형과 부상 예방을 다룬 근거 자체가 그렇습니다.
무작위 시험 12편, 1만 1천 명이 넘는 참가자를 모은 코크란 리뷰는 쿠션화와 미니멀화, 모션컨트롤화 등을 견줬습니다. 어느 유형이 하지 부상을 더 잘 막는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3]. 연구마다 부상을 정의하는 방식이 달랐고 시험 설계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신발이 아무 상관 없다는 말로 옮기면 곤란합니다.
쿠션 하나만 봐도 결과가 엇갈립니다. 러너 848명을 무작위로 나눈 시험에서는 밑창이 딱딱한 쪽의 부상 위험이 높았습니다 [4]. 앞서 247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밑창 경도에 따른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요 [5].
닳은 신발을 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본 자료도 있습니다. 러너 24명이 같은 신발로 200마일을 달린 뒤에도 바깥에서 잰 힘은 유지됐고, 저자들은 움직임 쪽이 바뀐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6]. 낡은 신발이 부상 면에서 안전한지까지 확인한 연구는 아닙니다.
한 켤레를 잘 고르는 쪽과 서로 다른 두 켤레를 번갈아 신는 쪽. 지금 있는 자료로 둘의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몇 켤레를 어떻게 굴리면 될까요
편하게 신고 있고 상태도 괜찮은 두 켤레가 이미 있다면, 번갈아 써 보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한 켤레로 잘 달리고 있는 분이 이 논문 때문에 지갑을 열 이유는 없습니다. 두 켤레로 나눠 신는다고 신발값이 절약되지도 않습니다. 사용 기간과 닳는 속도가 함께 달라지니까요.
교체 시점을 앞당길 근거도 마땅치 않습니다. 러너 258명을 1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잦은 교체와 부상이 함께 나타났지만, 다른 위험 인자를 함께 넣은 최종 분석에는 그 관계가 남지 않았습니다 [7]. 교체를 서두를 이유도, 반대로 미룰 이유도 여기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폼이 하루쯤 쉬어야 회복된다는 이야기도 자주 돕니다. 확인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고,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근거로 쓰지 않았습니다.
해 볼 만한 것을 추리면 이 정도입니다.
- 두 켤레를 쓰고 있다면 어느 훈련에서 어느 신발이 편했는지 적어 둡니다. 신발 이름, 그날 달린 거리, 불편했던 자리 세 가지면 됩니다.
- 새 모델을 들일 때는 발에 맞는지와 신고 달렸을 때 편한지를 먼저 봅니다. 모델이 바뀌면 쿠션도 굽 높이도 무게도 같이 바뀝니다.
- 낯선 신발을 처음 신는 날에는 거리와 강도를 함께 올리지 않습니다.
- 아픈 시기에는 신발을 바꾸지 않습니다. 변수가 하나 늘면 원인을 짚기 어려워집니다.
저는 300mm를 신습니다. 사이즈 구하기가 어렵던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신발이 좀 늘어서, 가민에 현역으로 올려 둔 켤레가 열다섯입니다. 그 숫자가 이 연구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몇 켤레를 갖고 있느냐보다, 그 신발로 얼마나 달렸고 어디가 불편했는지를 같이 보시면 좋겠습니다.
통증이 생기면
신발을 바꿔도 같은 자리가 계속 아프거나, 짧게 달려도 같은 통증이 돌아오거나, 걸을 때까지 불편하다면 신발을 한 켤레 더 사는 일보다 통증을 먼저 살필 때입니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걸을 때도 아프다면 신발을 바꿔 가며 버티지 마시고 달리기를 멈춘 뒤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발등이 눌리는 느낌이라면 끈을 꿰는 자리를, 아침 첫걸음에 뒤꿈치가 찌릿하다면 족저근막염 쪽을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광화문·종각 일대에서 출퇴근길에 달리시는 분이라면 아픈 자리와 아픈 시점, 최근에 바꾼 신발과 훈련 내용을 적어 오시면 진료가 빨라집니다. 저희는 직접 달리는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가 러너의 통증을 초음파로 확인하고 비수술적으로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러닝화를 여러 켤레 번갈아 신으면 부상이 줄어드나요
취미 러너 264명을 22주 동안 따라간 관찰 연구에서 서로 다른 신발을 번갈아 신은 쪽의 부상 위험이 낮게 나왔습니다. 다만 신발을 무작위로 배정한 시험이 아니어서, 로테이션 덕분에 덜 다쳤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편하게 신고 있는 두 켤레가 있다면 번갈아 써 볼 만하고, 한 켤레로 잘 달리고 있다면 이 연구 때문에 서둘러 늘릴 이유는 없습니다.
러닝화 로테이션은 몇 켤레가 적당한가요
적정 켤레 수를 확인한 연구는 없습니다. 근거가 된 연구는 서로 다른 신발 두 켤레 이상을 관찰 기간에 최소 두 번 번갈아 신은 경우를 병행 사용으로 봤을 뿐, 세 켤레가 두 켤레보다 낫다는 비교는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모델을 여러 켤레 사서 돌려 신는 것은 이 연구가 말한 조건과 다릅니다.
쿠션이 좋은 러닝화 한 켤레면 러닝 부상을 막을 수 있나요
무작위 시험 12편을 모은 코크란 리뷰에서는 어느 신발 유형이 하지 부상을 더 잘 막는지 불확실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쿠션만 놓고 봐도 밑창이 딱딱한 쪽의 위험이 높게 나온 시험이 있는가 하면, 차이가 확인되지 않은 시험도 있습니다. 신발 종류가 아무 상관 없다는 뜻은 아니며, 지금 있는 근거로는 한 켤레와 여러 켤레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러닝화를 자주 바꾸면 러닝 부상 위험이 올라가나요
러너 258명을 1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잦은 교체와 부상이 함께 관찰됐지만, 다른 위험 인자를 함께 넣은 최종 분석에서는 그 관계가 남지 않았습니다. 교체를 서두르거나 반대로 미룰 근거로 쓰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만 아픈 시기에 신발을 바꾸면 통증의 원인을 가려내기 어려워지므로,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쓰던 신발을 그대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문헌
- [1]Malisoux L, Ramesh J, Mann R, Seil R, Urhausen A, Theisen D. Can parallel use of different running shoes decrease running-related injury risk? Scandinavian Journal of Medicine & Science in Sports. 2015;25(1):110-115. doi:10.1111/sms.12154 PMID: 24286345. https://pubmed.ncbi.nlm.nih.gov/24286345/
- [2]Hjerrild M, Videbaek S, Theisen D, Malisoux L, Oestergaard Nielsen R. How (not) to interpret a non-causal association in sports injury science. Physical Therapy in Sport. 2018;32:121-125. doi:10.1016/j.ptsp.2018.05.009 PMID: 29787934. https://pubmed.ncbi.nlm.nih.gov/29787934/
- [3]Relph N, Greaves H, Armstrong R, Prior TD, Spencer S, Griffiths IB, Dey P, Langley B. Running shoes for preventing lower limb running injuries in adult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22;8(8):CD013368. doi:10.1002/14651858.CD013368.pub2 PMID: 35993829. https://pubmed.ncbi.nlm.nih.gov/35993829/
- [4]Malisoux L, Delattre N, Urhausen A, Theisen D. Shoe cushioning influences the running injury risk according to body mas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involving 848 recreational runners.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0;48(2):473-480. doi:10.1177/0363546519892578 PMID: 31877062. https://pubmed.ncbi.nlm.nih.gov/31877062/
- [5]Theisen D, Malisoux L, Genin J, Delattre N, Seil R, Urhausen A. Influence of midsole hardness of standard cushioned shoes on running-related injury risk.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4;48(5):371-376. doi:10.1136/bjsports-2013-092613 PMID: 24043665. https://pubmed.ncbi.nlm.nih.gov/24043665/
- [6]Kong PW, Candelaria NG, Smith DR. Running in new and worn shoes: a comparison of three types of cushioning footwear.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09;43(10):745-749. doi:10.1136/bjsm.2008.047761 PMID: 18801775. https://pubmed.ncbi.nlm.nih.gov/18801775/
- [7]Burke A, Dillon S, O'Connor S, Whyte EF, Gore S, Moran KA. Aetiological factors of running-related injuries: a 12 month prospective "Running Injury Surveillance Centre" (RISC) study. Sports Medicine - Open. 2023;9(1):46. doi:10.1186/s40798-023-00589-1 PMID: 37310517. https://pubmed.ncbi.nlm.nih.gov/37310517/
관련 안내
이 글은 러닝 훈련과 과학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개인별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있다면 진료 상담을 받아 보세요.
달리다 아프면, 원인부터 확인하세요
직접 달리는 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진찰 후 원인과 필요한 진료 범위를 먼저 안내해 드립니다. 평일·토요일 모두 점심시간 없이 진료합니다.